(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자산운용 전문가가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저금리 고착화와 회계제도 변화 등에 직면한 삼성생명을 이끌게 됐다.

삼성생명은 2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전영묵 후보자는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생명 CEO에 오르게 된다.

그는 삼성생명 출신으로 재무심사팀장과 투자사업부장, 자산PF운용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 자산운용 부문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2015년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거쳐 2018년부터 삼성자산운용 대표를 맡았다.

그는 5년 만에 친정인 삼성생명으로 금의환향하게 됐다.

그동안 삼성생명은 자산운용 전문가가 CEO에 선임된 적이 없지만 이번 인사는 '안정 속 변화'라는 삼성 인사 키워드에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전 후보자는 29년간 삼성생명에서 근무해 회사의 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으며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 등을 거치며 금융계열사를 전반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저금리 고착화로 만만치 않은 도전을 받고 있다.

올해 국내 생명보험사의 수입보험료는 4년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황 악화 속에서 삼성생명의 작년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1.6% 감소한 2천202억원에 그쳤다.

저금리 장기화로 삼성생명의 운용수익률도 3.6%로 생명보험업계 평균 3.5%보다 0.1%포인트 높았지만, 4%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삼성생명은 자산운용 전문가인 전영묵 후보자를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삼성자산운용 대표를 맡으며 뚜렷한 성과를 낸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영묵 후보자가 2018년 2월 삼성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후 2017년 말 221조원이었던 관리자산은 작년 말 약 25% 증가한 255조원으로 집계됐으며 수탁고도 66조원에서 85조원으로 29% 늘었다.

이 밖에 인프라, 산재기금, 모바일 직판 등 신사업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으며 삼성자산운용 사내 소통을 활성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회계 규제 강화 등을 앞두고 삼성생명은 자산운용 전문가를 CEO로 선임해 난관을 극복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전영묵 후보자는 직원들과 호프데이나 모임 등도 자주 하며 사내 게시판에 글도 쓰는 등 소통의 리더십을 보인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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