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기업들이 지난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외화 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의 초저금리 환경과 초우량 기업의 안정적인 채권에 대한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각) 분석했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코카콜라와 IBM은 지난해 유로존에서 총 1천17억유로 규모로 리버스 양키본드를 발행했다. 이는 전년의 422억유로보다 두 배 넘게 급증한 수치로 비금융계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리버스 양키본드는 미국 기업이 미국 외 채권시장에서 미국 달러화가 아닌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가리킨다.

WSJ은 "유로존 자본시장은 유럽 금융당국이 주요 정책금리를 0% 근방으로 끌어내리던 지난 2012년 이후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졌다"며 "초저금리에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린 채권 투자자들과 다른 양상이었다"고 전했다.

ICE BAML 지수에 따르면 현재 유로화로 표시된 비금융 기업의 평균 회사채 수익률은 같은 듀레이션의 미국 달러화로 표시했을 때보다 2.38%포인트 낮다.

저금리와 강력한 투자 수요로 지난해 비금융 기업이 발행한 유로화 표시 채권은 전년 대비 38%나 증가한 4천500억유로에 이르게 됐다.

이 가운데 미국계 비금융 기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유로채 발행 규모는 922억유로로 833억유로의 독일 기업보다 많았다.

신문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해 11월 자산 매입을 재개하면서 투자자들의 수요는 더욱 강해졌다"며 "ECB가 매입 가능 목록에 올라 있는 채권을 일괄적으로 쓸어 담는 통에 투자자들은 다른 자산에서 기회를 노려야 했다"고 분석했다.

야누스 핸더슨의 토마스 로스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럽에서 사업을 하지 않으면서도 유로화 표시 채권을 발행한 기업들도 일부 있다"며 "그들은 ECB와 수익률을 노리는 글로벌 투자자 양쪽으로부터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티시스의 티보 퀼리에 신용 전략 총괄은 "유로화를 달러화로 환전하는 비용을 고려해도 여전히 발행 기관들은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보다 약 15bp의 이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인수합병 시장이 둔화한 만큼 올해 유럽 회사채 시장은 속도를 늦출 것"이라면서도 "리버스 양키본드는 계속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스는 "ECB가 공급하는 높은 수준의 유동성을 고려하면 신용 스프레드는 오랫 동안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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