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윤시윤 임하람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21일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15분께를 기점으로 상승 폭을 키워 가며 급등했다.

오전 10시 48분께 전일대비 9원 상승한 1,167.10원까지 치솟으며 두 자릿수에 가까운 상승 폭을 보였다.

이날 장 초반까지 달러-원 환율은 1,158~1,159원의 좁은 박스권에서 레인지 흐름을 보였다.

전일 뉴욕 금융시장이 휴장하고 환율을 움직일 별다른 재료가 없는 가운데 환율 동력이 매우 떨어진 상황이었다.

중국의 기준환율 고시 시점인 오전 10시 15분을 기점으로 달러-위안(CNH) 환율이 6.88위안대로 급등했다. 현재는 6.89위안대까지 추가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110엔을 하향 돌파한 상태다.

서울환시에서는 외국계은행을 중심으로 한 숏커버가 나왔고 달러-원 환율을 급등시켰다.

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의 급등을 촉발한 이유로 여러 이유가 거론된다.

작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를 하회한 1.9%로 나올 것이라는 루머가 시장에 확산하며 영향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중국의 우한 폐렴 사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는 소식이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달러-원 환율이 어떤 뉴스에 반응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극도의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급작스레 조성되면서 이를 반영한 것으로 파악된다.

A 은행의 딜러는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달러-위안 환율이 급등했고 달러-원 환율도 1,160원대 후반으로 급등했다"며 "싱가포르 쪽의 이야기로는 중국 우한 폐렴 이슈가 급등을 촉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이 이렇다 할 이유 없이 급등하면서 알고리즘 트레이딩에 따른 급등이라는 진단도 일부 참가자들 가운데 제기된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가 있는 날 특정 조건이 되면 포지션을 정리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다"며 "가격 변동 트리거가 되는 '로직(logic)'이 서로 얽히며 리스크 오프 장세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 은행의 딜러도 "GDP 루머 설과 알고리즘 얘기 등이 나온다"며 "특별한 이유 없이 달러-원 환율이 너무 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엔화, 위안화 등 글로벌 통화가 동시다발적으로 급등락하고 있는 만큼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이유로 꼽을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중개사의 스왑 딜러는 "알고리즘 매매는 한 하우스가 포지션을 급격히 던지면 다른 곳으로도 순차적으로 이어가는 형태다"며 "글로벌리 이 정도로 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것은 뉴스에 따른 반응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여러 뉴스가 나왔는데, 시장이 기대하는 뉴스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극도의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조성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우한 폐렴 사태가 생각보다 정말 심각한 상황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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