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50여년 지인인 일본 건축가 쇼 오쿠노가 고인을 "슈퍼맨 같은 사람이자 인간적인 친숙함, 따뜻함이 있던 분"이라고 추억했다.

쇼 오쿠노는 21일 오후 3시 20분께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 마련된 신 명예회장의 장례식장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건축설계사 오쿠노의 회장인 쇼 오쿠노는 소공동 롯데호텔,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등 다수의 롯데 건축물을 디자인한 바 있다.

신 명예회장과 쇼 오쿠노의 인연은 신 명예회장이 한국과 중국을 넘나들며 한참 사업을 키워가던 1970년대에 시작됐다.

쇼 오쿠노는 "도쿄에서 롯데 프로젝트를 맡게 된 인연으로 신격호 명예회장을 처음 뵀다"며 "이후 신 명예회장이 한국에서 당시의 반도호텔을 현재의 소공동 롯데호텔로 새로이 짓는 일을 도와달라고 해 함께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신 명예회장 인생의 절정기는 잠실 롯데월드를 건설했을 때가 아니었나 싶다"고 회고했다.

신 명예회장은 1984년 서울 잠실 롯데월드 사업을 지시했다.

1989년 문을 연 롯데월드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그는 "당시 주변의 모든 이들이 반대하는 와중에도 신 회장이 (프로젝트 추진을) 계속 밀고 나갔고, 이후 잠실 롯데월드는 롯데가 여러 사업을 전개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냈다"고 했다.

이어 "잠실 롯데월드가 지금에야 평범한 놀이공원일 수 있겠지만, 건축 당시에는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였다"면서 "신 명예회장은 굉장히 뛰어난 선견지명을 지닌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 명예회장의 업적 중 하나로 복합건물 개발을 꼽았다.

그는 "여러 건축물 사이에 테마파크를 끼워 넣는 것은 당시로써 굉장히 획기적인 발상이었다"면서 "신 명예회장은 도전정신이 뛰어난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신 명예회장이 생전에 뉴욕 롯데월드와 도쿄 롯데월드 건설을 추진했다고도 회고했다.

쇼 오쿠노는 "신 명예회장께서 생전에 뉴욕과 도쿄에 롯데월드 건설을 계획했는데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가시게 돼 아쉽다"며 "그의 바람대로 뉴욕에 롯데월드가 지어졌더라면 현재 롯데의 또 다른 글로벌 활약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신동주 회장과 신동빈 회장에 대해서는 "아버님의 훌륭한 DNA가 자제분들에게도 이어졌다. 두 분 다 훌륭한 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과 지난 50년간 쌓아온 에피소드가 대단히 많다"며 "올해 안에 신 회장과의 50년 역사를 담은 책을 출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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