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리비아의 공급 차질 전망에도 중국 우한 폐렴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해 하락했다.

2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만기일에 배럴당 0.20달러(0.3%) 하락한 58.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우한 폐렴 확산 공포가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지배해 위험자산이 일제히 위축됐다.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의 사망자에 이어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제2의 사스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중국 경제는 글로벌 원유 수요에 핵심적인 부분이다.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 야콥 분석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헤드라인은 원유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중국 지역 경제 회복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 내전을 둘러싼 갈등으로 주말 동안 리비아 일부 원유 수출항과 송유관이 폐쇄됐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공급 차질 전망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ING는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의 생산량 증가가 인상적이어서 시장 참여자들은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이나 최소한 차질 위험에 대해서도 덜 불안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크리스틴 레드몬드 상품 분석가는 "리비아 사태가 전일에는 즉시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끌어냈지만, 미국과 다른 지역의 풍부한 비축량 때문에 사실상 글로벌 시장의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요 원유 생산국인 이라크의 반정부 소요사태도 처음에는 유가를 지지했지만, 그 영향은 오래가지 않았다.

야콥 분석가는 "이라크와 리비아에서 생산과 관련된 위협이 발생함에 따라 최근 몇 달 동안 가격에 반영됐던 공급 위험 프리미엄은 잃었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는 수요 위험 이벤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테스트해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지역 공급 차질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으로 상쇄될 수 있고, 글로벌 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ING는 OPEC의 예비 원유 규모가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하향 조정한 것 역시 국제유가에 부담을 줬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은 수요 감소 요인이 된다.

바클레이즈는 이날 2020년 원유 수요를 기존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했다. 다만 올해 브렌트유와 WTI 가격 전망치를 62달러, 57달러로 각각 유지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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