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첫 우한 폐렴 환자 발생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1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의 '우한 폐렴' 확산 공포에 사상 최고치 행진을 멈췄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에서도 첫 환자가 발생하는 등 중국 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에 상승했다.

달러 가치는 위험회피 심리가 커져 혼조세를 보였고, 뉴욕 유가는 리비아의 공급 차질 전망에도 중국 우한 폐렴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해 하락했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른바 우한 폐렴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제2의 사스 사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최대 황금 연휴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몇억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바이러스 확산 우려는 더욱 커진 상태다.

여기에 미국에서 첫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다우지수 낙폭이 커지는 등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중국에서 시애틀로 온 여행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우한 폐렴 환자로 진단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감염자가 어디에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또 이 감염자가 미국에서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미국과 중국과의 2단계 무역 협상과 관련해서는 엇갈린 소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2단계 무역 협상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다보스 포럼에서 밝혔다. 다만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단계 협상이 모든 관세를 없애는 빅뱅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전의 3.4%에서 전일3.3%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역시 소폭 내려 잡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2.06포인트(0.52%) 내린 29,196.04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83포인트(0.27%) 하락한 3,320.7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14포인트(0.19%) 떨어진 9,370.81에 장을 마쳤다.

미국 경제 지표까지 호조세를 보여 지난주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지만, 이날 중국발 바이러스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져 하락 전환했다.

다우지수는 최근 6거래일 만에 첫 하락세를 보였다.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 사망자가 나오고,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등 확산 공포가 커져 투자 심리에 부담을 줬다.

이 영향으로 아시아증시가 큰 폭 하락하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짙었고 그 분위기는 그대로 뉴욕증시에도 전달됐다.

특히 미국에서도 우한 폐렴 환자가 첫 발생해 장중 다우지수는 200포인트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나스닥지수는 주요 기술주 등에 힘입어 9,397.58로 장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미국 첫 환자 소식에 다시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는 등 올해 양국 무역 관계를 둘러싼 낙관론이 강해졌고, 글로벌 경제침체 우려가 줄어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지만, 이날은 우려가 부상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중국과의 2단계 무역 협상과 관련해 "기존 관세를 모두 없애는 '빅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미국과 중국의 2단계 무역협상을 앞두고 우려를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무역합의가 타결되지 않으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 부과에 대해 매우 진지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자동차 관세를 거듭 위협했다.

기업 실적 시즌은 이어지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 가운데 70% 이상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업종별로는 우한 폐렴 우려에 여행, 카지노, 게임주 등이 큰 폭 내렸다.

최근 약세 흐름을 보인 보잉은 주력 모델인 737맥스 기종 운항 중단 사태가 최소한 올해 여름철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져 3.3% 떨어지면서 다우지수에 부담을 줬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주가 과열 부담 속에 악재들이 매도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슈왑센터의 랜디 프레드릭 트레이딩·선물 매니징 디렉터는 "중국에서 폐렴이 확산해 뉴욕증시 선물을 일부 낮췄지만, 장중에는 이 폐렴이 미국 국내 이슈가 될 수도 있다는 인식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며 "시장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할 경우 어떤 악재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런 충격은 주요 주가지수가 매주 기록을 갈아치우는 강세장에서는 특히 단기간에 소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1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2.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20% 상승한 12.8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6.6bp 내린 1.768%를 기록했다.

최근 6주 동안 가장 낮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9bp 하락한 1.530%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6.6bp 떨어진 2.230%를 나타냈다.

5주 이내 최저치다.

2년과 10년, 30년 국채수익률 모두 지난 3일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6.5bp에서 이날 23.8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빠르게 확산하는 우한 폐렴, 아시아 금융 중심지 홍콩의 신용등급 강등 등에 투자자들이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미국에서도 첫 우한 폐렴 환자가 나와 미 국채 값은 상승 폭을 점차 확대했다.

리스크 오프 분위기는 미국 주식시장으로도 이어졌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최근의 사상 최고치 행진을 멈추고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6일에 기록했던 장중 저점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12월 초 이후 횡보하고 있는 범위의 하단으로 내려왔다.

투자자들은 본질적으로 디폴트 위험 없이 안정적인 수입 흐름을 제공하기 때문에 미 국채를 가장 안전한 자산 중 하나로 본다.

무디스가 홍콩 소요 등에 대한 정부 통제 실패 등을 이유로 홍콩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낮춘 점도 위험회피 심리를 키웠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해 9월 홍콩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 금리 전략 대표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사스의 유사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며 "심각한 전염병이 아시아와 잠재적으로 전 세계 경제 활동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을 때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발병이 중국 성장률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기껏해야 의심스러운 정도지만, 지역 시장으로 확산과 그에 수반되는 전염 위험이 국채 거래에서 강세 흐름에 힘을 실어줬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투자자들이 더 위험한 자산으로 몰리는 상황에서도 최근 몇 주 미 국채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미 국채가 상승 랠리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진단도 나온다.

캔터 피츠제럴드 LP의 저스틴 레데러 선임 금리 트레이더는 "확실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리스크 온 이벤트가 더 많아지는 상황에서도 국채수익률이 많이 오르지 못한 것은 인상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관계가 개선되고 경기침체 공포가 줄었지만, 계속해서 약한 인플레이션과 단기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급하지 않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신호 등에 미 국채 수요가 유지됐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하면 채권의 고정 수입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장기 국채에 주된 위험이다.

전 세계의 완화적인 금융 여건이 올해 위험자산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이번 주 주요 중앙은행들의 정책 결정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일본은행(BOJ)은 정책 금리를 동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81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158엔보다 0.344엔(0.31%)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086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975달러보다 0.00115달러(0.10%)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1.75엔을 기록, 전장 122.24엔보다 0.49엔(0.40%)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1% 하락한 97.576을 나타냈다.

중국에서 우한 폐렴이 빠르게 퍼지면서 달러는 더 안전통화인 엔화에는 약세를, 상대적으로 위험통화로 인식되는 유로에는 상승했다.

엔과 프랑의 강세 속에서 최근 달러에 6개월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던 위안화는 큰 폭 하락했다.

중국 최대 황금연휴인 춘제를 맞아 몇억명의 대이동이 시작된 가운데 우한 폐렴 사망자와 함께 확진자도 빠르게 늘어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2002~2003년의 사스 공포도 되살아나 중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이 큰 폭 하락했다.

이날 미국에서도 중국에서 여행 온 우한 폐렴 첫 환자가 발생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매크로 전략가는 "강한 엔, 강한 스위스 프랑, 위험회피가 모든 자산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에서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를 볼 때 흐름을 바꾸는 것이라면 놀랍겠지만, 지금은 초기"라고 말했다.

중국 무역과 관광에 연계된 통화가 하락했다. 호주 달러-달러는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고, 뉴질랜드 달러 역시 하락했다.

MUFG의 리 하드만 통화 분석가는 "사스 같은 중국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에 시장에서 매도세가 나오고 있다"며 "다만 그게 맞는지, 최근 가격 흐름을 대규모로 되돌리는 것인지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경제 신뢰 지수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의 1월 경기기대지수가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 유로가 장 초반 달러에 상승했지만, 위험회피에 하락 반전했다.

파운드는 상승 폭을 다소 줄이긴 했지만, 지난해 11월까지 3개월 동안 영국이 거의 1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일자리를 창출한 데 힘입어 0.28% 올랐다.

다음 주 영란은행(BOE)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휴버트 드 바로체스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추가로 통화 완화정책을 내놓는다면, 유로-달러는 1.05달러로 떨어질 것"이라며 "ECB는 금리를 20bp 인하하고 9월에는 채권 매입을 확대하겠지만, 연준은 올해 정책을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당초에는 3월부터 ECB의 3차례 10bp 금리 인하와 6월 양적 완화를 예상했다"며 "투자자들보다는 여전히 비둘기적인 기조가 예상되면서, 유럽 국채수익률은 떨어지고 유로는 달러와 비교해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만기일에 배럴당 0.20달러(0.3%) 하락한 58.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우한 폐렴 확산 공포가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지배해 위험자산이 일제히 위축됐다.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의 사망자에 이어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제2의 사스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중국 경제는 글로벌 원유 수요에 핵심적인 부분이다.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 야콥 분석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헤드라인은 원유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중국 지역 경제 회복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 내전을 둘러싼 갈등으로 주말 동안 리비아 일부 원유 수출항과 송유관이 폐쇄됐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공급 차질 전망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ING는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의 생산량 증가가 인상적이어서 시장 참여자들은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이나 최소한 차질 위험에 대해서도 덜 불안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크리스틴 레드먼드 상품 분석가는 "리비아 사태가 전일에는 즉시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끌어냈지만, 미국과 다른 지역의 풍부한 비축량 때문에 사실상 글로벌 시장의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요 원유 생산국인 이라크의 반정부 소요사태도 처음에는 유가를 지지했지만, 그 영향은 오래가지 않았다.

야콥 분석가는 "이라크와 리비아에서 생산과 관련된 위협이 발생함에 따라 최근 몇 달 동안 가격에 반영됐던 공급 위험 프리미엄은 잃었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는 수요 위험 이벤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테스트해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지역 공급 차질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으로 상쇄될 수 있고, 글로벌 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ING는 OPEC의 예비 원유 규모가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하향 조정한 것 역시 국제유가에 부담을 줬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은 수요 감소 요인이 된다.

바클레이즈는 이날 2020년 원유 수요를 기존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했다. 다만 올해 브렌트유와 WTI 가격 전망치를 62달러, 57달러로 각각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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