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연초 들어 연이은 충격이 서울외환시장을 강타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이어 전염병 공포까지 불거지면서 달러-원 환율의 고점 탐색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이어 전일 약 2주 만에 중국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공포가 불거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단숨에 10원 가까이 튀어 올랐다.

전일 국내 코스피 지수와 더불어 홍콩항셍지수(-2.81%), 상해종합지수(-1.41%), 일본 닛케이225 지수(-0.91%)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고 간밤 뉴욕 증시까지 흔들리자 달러-원 환율은 이날 개장가에서 1,170원선을 터치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46포인트(0.17%) 오른 29,348.10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6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셈이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2.81포인트(0.39%) 상승한 3,329.6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81포인트(0.34%) 오른 9,388.94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이 우한 폐렴 사태에서 증시를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기상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조정폭이 더 커질 우려에서다.

춘제 장기 휴장을 앞두고 전염병 이슈가 증시에서의 투매 재료가 된다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시장 영향이 더 길어질 수 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미국에서도 첫 감염자가 나오는 등 우한 폐렴 확산 공포감이 퍼졌다"며 "이제 설 연휴를 앞두고 전염병이 크게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일단은 리스크오프로 보는게 편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란에서의 군사적 갈등이 정치적 이슈인 만큼 관련 헤드라인에 따라 불안 심리가 대거 되돌려질 수 있으나 우한 폐렴 감염이 현재 국경을 넘어 확산하고 있는 데다 여기에 가속도가 붙을 경우 시장의 불안 심리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미국의 표적 공습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한 후 달러-원 환율은 장중 11.70원의 변동폭을 나타냈고 전 거래일 대비 9.00원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성명에서 군사력보다는 경제적 제재를 통해 압박하겠다고 밝히자 빠르게 롱심리가 되돌려졌고 사흘 만에 두 자릿수 급락하면서 1,150원대 후반 부근으로 내려선 바 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미국 금융시장이 우한 폐렴 사태를 어떻게 소화할지에 따라 달러-원도 영향을 받을 것이고 단시간에 소화될 재료가 아닐 수 있다"며 "연초 중동 패닉에도 미국 주가 지수가 거의 조정 없이 올랐으나 그간 조정 빌미를 찾고 있던 시장이 우한 폐렴 사태로 대거 투매가 나올 수 있고 중국 내수 침체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민감히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이란 이슈의 시장 영향은 일시적으로 끝났지만 현재 폐렴 사태는 중국의 춘절을 앞두고 있어서 더 주목된다"며 "최근 코스피에서 기관의 차익실현이 있었는데 춘절 연휴를 앞두고 주식 매도가 더 나올 것으로 보이고 달러-원 기준으로 하단이 더 지지되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중국 이슈로 뉴욕 증시가 더 약세로 갈 수 있는데 춘절 앞두고 1% 정도 조정이 된다면 달러-원 환율에 더 큰 상승 재료가 될 것"이라며 "코스피가 이날 반등했지만 춘절 앞두고 외국인이 주식을 사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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