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한종화 기자 = 정부의 재정 확대에도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인 2.0%로 주저앉았다. 수출, 건설, 투자 부진이라는 트리플 악재를 넘지 못한 결과다.

정부와 한은이 예상했던 2%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GDP 디플레이터가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명목 성장률은 2%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22일 '2019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에서 지난해 4분기 GDP는 전기대비 1.2% 성장했다고 밝혔다.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2.0% 성장을 기록했다.

연간 세부 항목별로는 정부 소비가 6.5% 늘어나면서 2009년 6.7% 성장한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반면 건설투자는 마이너스(-) 3.3%로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8.1%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수출은 1.5%로 2015년 -0.3%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경제주체별 성장 기여도는 민간이 0.5%포인트, 정부가 1.5%포인트로 정부 기여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2018년에는 민간 기여도가 1.8%, 정부 기여도가 0.9%였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도 수출과 건설, 투자가 모두 부진하면서 2% 성장률을 겨우 맞춘 셈이다.

실질 GDP가 2.01%로 2%를 간신히 웃돌았지만, 명목 GDP는 1%대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가 실질 GDI가 실질 GDP를 밑돌았다.

올해 3분기까지의 GDP 디플레이터가 -1.0%로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GDP디플레이터가 연간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크다.

올해 소비자물가가 0.4%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6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데다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명목 성장률의 2% 달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성장세가 개선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수출이 기저효과와 반도체 경기 회복 조짐으로 개선되리라고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의 올해 중반 회복 국면을 전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설비투자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와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 등에 따른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건설투자 감소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건설투자의 사이클이 2~3년 주기로 나타나는 만큼 2018년과 2019년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따른 부진의 막바지 국면이라는 인식이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성장률은 기저효과 등으로 지난해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올해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고 있어서 수출과 건설투자, 설비투자의 개선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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