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경제가 향후 몇 달 안에 둔화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며 올해 금융시장은 비관적일 것이라고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전망했다.

21일(현지시각) 미국 마켓워치에 따르면 마이너드는 올해 눈여겨봐야 할 거시경제 테마 열 가지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마이너드가 주목한 10개의 테마는 ▲미국 개인소비 ▲주택시장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대차대조표 ▲임금 상승 ▲회사채 시장 ▲고용시장 ▲이익 둔화와 레버리지 확대 ▲소비심리 ▲소득 불평등 ▲미국 대선이 꼽혔다.

마이너드는 특히 회사채 시장의 취약성에 주목했다. 채권 발행 기관들의 레버리지 규모가 역사적으로 큰 반면 기업의 이익 성장세는 둔화하고 가격 책정 능력도 약해지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지난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완화를 시행한 뒤 투자자들이 초저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인 국채를 보완하기 위해 고정 이익이 보장되는 증권으로 달려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이너드는 "이처럼 고수익을 좇는 흐름은 리스크로 돌변할 수 있다"며 "방어 태세를 갖추지 않은 안일한 투자자들은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너드는 앞서 이번 주 초 발표한 투자 노트에서도 현재 회사채 시장은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 같다며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안고 가는 이유는 오로지 내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공포심 때문"이라고 경계한 바 있다.

마이너드는 회사채 시장은 점점 더 많은 낮은 등급 채권까지 안고 갈 것이라며 낮은 디폴트(채무불이행) 비율과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의 레버리지는 언제까지나 지속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익 성장세의 둔화와 레버리지 증대의 조합은 결국 상황을 뒤집을 것"이라며 "더 많은 채권 발행기관의 신용 등급이 위보다는 아래로 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의 임금과 고용 시장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마이너드는 "고용시장의 견고함은 계속 약해질 것"이라며 "기업들은 임금 상승에 따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애를 쓸 것인데 이는 이익 마진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계속 오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만족시키려면 올해 고용 성장세가 더 빨라져야 하는데 이를 달성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소득 불평등은 정책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미국 대선은 어느 때보다 경제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마이너드는 전망했다.

연준에 대해선 대차대조표가 확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며 이는 연준이 말한 유동성 공급을 훼손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동시에 연준이 미국 국채를 계속 매입함에 따라 위험자산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이너드는 개인소비는 기업 투자와 제조업 부문의 악화에도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봤다. 또 강력한 주택시장도 낮은 모기지 금리에 힘입어 미국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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