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아르헨티나 연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좌파 성향의 악셀 키실로프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가 주 정부가 발행한 2억5천만달러(약 2천900억원)어치의 외화 부채의 상환을 3개월 연기해줄 것을 채권단에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최대 주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인 키실로프 전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채권단에 주 정부가 발행한 2억5천만달러의 부채를 3개월 연기하는 방안을 22일 밤까지 받아들여 줄 것을 요구했다.

해당 채권의 만기일은 이번 주 일요일(26일)까지로 해당 채권의 가격은 지난주 키실로프 주지사의 이러한 계획에 급락했다.

만약 만기일까지 채권단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당 채권은 디폴트를 맞게 된다.

특히 이번 소식은 아르헨티나 연방정부가 1천억달러 이상의 채무조정을 채권단과 협상하는 가운데 나와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우려를 키웠다.

아르헨티나는 작년 국제통화기금(IMF)과 57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에 합의했으며, 작년 8월에는 단기 채권의 만기를 일방적으로 연기하겠다고 선언해 시장에 혼란을 부른 바 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에도 1천억달러의 대외 부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했고, 이후 협상에서 채권단 대부분과 원금의 75%를 탕감해주는 채무 조정에 합의했다.

지난달 주지사에 오른 키실로프의 부채 상환 연기 소식은 작년 10월 당선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구성한 중도좌파 연립정부가 외국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를 부추겼다.

아메리칸 대학의 아르투로 포르제칸스키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강경 노선인 반기업적 분파가 상당한 소음을 만들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은 아르헨티나 당국이 채권단과의 채무조정 협상에서 대외 부채 상환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키실로프의 행보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오는 3월 말까지 채권단과 채무조정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해왔다.

IMF에 몸담은 바 있는 클라우디오 로저 이코노미스트는 부에노스아이레스가 발행한 채권을 보유한 채권 투자자의 상당수는 아르헨티나 국채도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은 중앙정부와의 협상에서 하나의 선례가 될 수 있어 키실로프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고 전했다.

로저는 "그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주 정부와 합의하기보다는 기다릴 것"이라며 "상황이 어떻게 끝날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상황은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정권에서 외국기업의 몰수를 주도한 바 있는 키실로프는 주 정부 달러채의 상환을 연기하려면 75%의 채권단의 동의가 필요하다.

아르헨티나의 마르틴 구스만 재무장관은 채권단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주 정부가 이자만 상환하고 원금은 5월까지 연기해줄 것을 권고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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