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중국 우한 폐렴 확산과 올해 원유 시장이 여전히 초과 공급 상황에 놓여있을 것이란 우려로 큰 폭 하락했다.

2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64달러(2.8%) 급락한 56.7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 12월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우한 폐렴 확산 여파와 향후 수급 전망 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제에너지기구(EI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이날 올해 상반기에 원유 시장이 하루평균 100만 배럴 수준의 초과 공급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유와 가스 등에서 막대한 공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 점이 최근 이란 등의 사건에도 유가가 오르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우한 폐렴 사태로 중국의 원유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중국 당국이 여행 제한 등의 조치를 하면, 결국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이번 폐렴의 발병지인 우한시는 항공 및 열차 등 교통망을 차단하고,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봉쇄령을 내렸다.

특히 중국 인구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춘제를 앞두고 우한 폐렴이 발생한 만큼 급속히 확산하면서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할 경우 하루 평균 26만 배럴의 원유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다음날 발표될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증가했을 것이란 전망도 유가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내전 상태인 리비아에서 원유 생산 차질이 또 발생했지만, 전방위적인 초과 공급 우려 속에 유가의 하락세를 꺾지는 못했다.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는 지난 월요일 두 곳의 유전지역에서 선적되는 원유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에 따른 계약 불이행을 선포했다. 군사 충돌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우한 폐렴 사태 등이 유가의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유행병 가능성이 리비아와 이란 등이 생산 차질 우려를 상쇄했다"면서 "이는 향후 몇 주간 유가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다만 "아직 원유 시장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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