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으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1조5천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에 대한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과 올레드(OLED)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로 지난해 4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올해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올레드 공장 가동이 시작되고 자동차용 올레드 양산을 시작하면서 적자 규모는 차츰 줄여나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23일 최근 1개월간 8개 증권사가 내놓은 실적 전망치를 토대로 한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에 5천685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분기 1천320억원, 2분기 3천687억원, 3분기 4천367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4분기 연속 적자다.

4분기에 5천685억원 적자를 낼 경우 LG디스플레이의 연간 적자 규모는 1조5천5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조9천9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4분기에 큰 폭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 것은 파주 P8 라인을 줄이는 등 LCD 부문 감산에 나서며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말 광저우 올레드 공장을 준공한 데 따라 초기 수율 확보에 나서면서 발생하는 비용도 부담이다.

지난해 현금 원가 이하로 떨어졌던 LCD 패널 가격은 반등세를 타고 있지만 큰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LCD 패널 공급 확대로 가격 반등에 한계가 있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가 감산에 돌입하면서 'LCD 출구전략'을 추진 중인 것도 이유가 되고 있다.

대내외 여건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지만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적자 규모를 줄여나가는 데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소폭이나마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광저우 올레드 공장이 올해 1분기부터 가동을 시작하면서 올레드 TV 패널 생산 규모가 큰 폭으로 늘고, 자동차용 올레드 생산도 본격화하는 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가 생산한 올레드 패널의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샤오미가 올레드 TV를 생산하기로 한 점도 호재다.

올레드 패널 가격이 LCD 패널 가격의 5배에 달하기 때문에 올레드 사업 비중이 높아지면 LG디스플레이의 매출액과 이익이 빠른 속도로 개선될 수 있다는 논리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도쿄올림픽을 겨냥한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LG디스플레이가 목표한대로 올레드 TV 패널을 연간 600만대를 생산할지와,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애플 납품이 현실화할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19와 2020에서 선보인 롤러블 올레드 TV의 판매 여부와 광저우 올레드 공장의 수율도 실적을 좌우할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승철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에서 환골탈태가 필요하다"면서도 "자동차용 올레드 시장의 개화, 롤러블 올레드 TV 출시, MMG 기술(한 개의 기판 원장에서 서로 다른 크기를 동시에 찍어 내는 공법) 안착에 따른 광저우 올레드 공장 수익성 확보 등이 중요한데 단시간에 검증되기는 어려운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적자 규모가 1조1천억원에 달했던 올레드 사업 부문이 올해는 957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LCD 라인을 축소하고 있고 올레드 이익이 확대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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