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4분기만에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영업이익은 2조9천억원 정도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1년전과 비교하면 90% 가까이 급감한 수치다.

다만, 올들어 반도체 가격이 반등세를 타고 있어 작년 4분기를 바닥으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15개 증권사가 내놓은 실적 전망치를 토대로 실시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4천617억원, 연간 2조9천38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6%와 85.9% 급감한 규모다.

특히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2.31% 감소한 것이고, 2016년 2분기(4천529억원) 이후 14분기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이러한 실적 저조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한 탓이 크다.

D램 현물가격은 지난해 12월까지 5개월간 계속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실적 하향 추세는 작년 4분기가 꼭짓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들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세를 타는 데 따라 이익 증가폭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 D램 제품의 현물가격은 지난 22일 3.38달러로 14거래일 연속 올랐다.

D램 현물가격이 14거래일 연속 오른 것은 2017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D램 중 90%는 고정가격으로, 10%는 현물가격으로 거래되는데, 대개 현물가격이 먼저 오른 후 고정가격이 오르는 순서로 진행된다.

현물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데 따라 이르면 올해 1분기부터 고정가격도 반등한다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D램 가격이 이처럼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데이터센터 신규 투자와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확대, 글로벌 경기회복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D램익스체인지는 "현물 가격이 상승하며 D램 시장 전반에 걸쳐 분위기가 개선됐다"며 "고객사들의 구매가 늘어 올해 1분기에도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올해 중반부터는 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 역시 이같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세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올해 1분기 6천617억원, 2분기 1조3천682억원, 3분기 2조4천900억원, 4분기 3조2천745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서버 D램 중심의 수요 강세로 1분기부터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올해 메모리 공급이 제한적인 상태에서 ASP 상승이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올해 D램 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26% 증가한 7조3천억원으로 추정되고 낸드 영업이익은 5천245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를 바닥으로 올해 4분기까지 개선 추세가 예상된다"며 "2분기부터 분기 영업이익이 1조2천7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이후 1년 만에 1조원을 회복하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 추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에 이어 D램 현물가격도 눈에 띄게 상승하기 시작했고 반도체 수출도 U자형으로 회복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메모리 사이클 회복에 힘입어 올해 실적은 매출 31조4천억원, 영업이익 7조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7%, 14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지만, 올해 실적 개선 폭이 가장 큰 섹터가 반도체일 것이라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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