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라임사태 막아라'…M&A·매트릭스로 자회사 중요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법적 리스크를 털어내고 사실상 2기 체제에 돌입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연이은 인수합병(M&A)으로 자회사가 늘고 그룹의 수익에 기여하는 매트릭스 사업 부문의 비중이 커지며 이들에 대한 사전 관리를 강화한 것이 눈에 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전일 그룹의 전략 부문을 기능별로 세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했다.

우선 그간 그룹의 포트폴리오 관리를 담당해온 경영혁신팀을 전략기획팀과 경영관리팀으로 분리했다.

전략기획팀은 M&A 와 같은 굵직한 현안을 담당한다.

연임에 성공한 조 회장은 이미 국내·외, 금융·비금융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인 추가 M&A를 예고했다. 증권사부터 핀테크 회사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주체에 대해선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얘기다.

전략기획팀은 김지욱 본부장이 이끈다. 김 본부장은 JP모건과 HSBC, BNP파리바, 대우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외 금융회사에서 활약해온 IB 전문가다.

경영관리팀은 자회사와 부문제그룹을 관리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에만 3개의 자회사가 늘었다.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인수한 데 이어, 신한 에이아이(AI)도 설립했다. 부문제그룹으로는 퇴직연금그룹이 신설됐다. 정식 직제는 아니지만, 부동산협의체도 구성했다. 16개 자회사와 6개 부문제그룹, 그리고 1개의 협의체가 원신한 차원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효율적인 소통 창구가 필요했던 셈이다.

특히 최근 신한금융투자를 중심으로 발생한 라임펀드 사태와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판매는 신한금융이 자회사에 대한 사전 관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경영관리팀은 고석헌 본부장이 이끈다. 고 본부장은 조 회장의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측근에서 그를 보좌해온 터라 조 회장의 경영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다.

이건혁 전 삼성전자 부사장이 합류한 미래전략연구소의 역할도 커졌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교역국 간 갈등, 대통령 선거 등을 이유로 올해 어느 때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싱크탱크인 미래전략연구소의 리서치 역량을 대폭 강화한 게 골자다.

국제통화기금(IMF) 아태지역국 조사관을 비롯해 JP모건체이스 은행에서 아시아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이건혁 대표는 연구소를 이끌며 중심을 잡을 예정이다.

연구소는 '마켓인텔리전스 협의회'를 신설해 금융시장의 거시적인 환경과 미시적인 변수를 임원진부터 실무진까지 공유할 수 있는 채널도 마련하기로 했다.

그밖에 그룹의 통합 멤버십 업무를 담당할 플랫폼마케팅팀을 신설해 은행과 카드 등 핵심 자회사 간 모바일 전략을 함께 대응하도록 했다.

또 그룹의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업무를 지원할 준법지원팀과 감사팀의 역량도 늘렸다.

지주의 조직개편을 끝으로 조 회장은 새로운 임기를 시작할 준비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경영환경이 어려워지자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됐다"며 "그룹 경영의 변수가 사라진만큼 일류신한을 모토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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