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우려한 국내 유통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다만,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이후 몇 년간 계속된 한한령(限韓令)으로 내성이 생긴 데다, 대부분 매출이 중국보따리상(따이궁)을 통해 발생하는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면세점·호텔·백화점·화장품 등 유통업계들은 우한 폐렴의 바이러스 확산 여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로 확산하고 있는 우한 폐렴의 국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예상보다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까지 중국에서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500명 이상이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가운데 1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확진자가 늘면서 발병지인 우한시는 거주자들에 대해 한시적으로 봉쇄령을 내린 상태다.

면세점 업계는 중국의 사드 여파로 감소했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최근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우한 폐렴 사태가 모처럼 좋았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아직 질병관리본부에서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 단계로 보고 있지만, 장기화 시 중국인 관광객 여행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중국인들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후 질병에 대한 공포감이 높아졌기 때문에 현지 상황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설 연휴와 겹치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 규모도 줄어들 수 있어 호텔 등 관광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아직 우한 폐렴으로 예약을 취소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거의 없는 상태"라면서 "다만 전 세계적으로 경계 태세가 높아지면서 춘절 기간 예약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중국인들이 예년과 달리 이동 자체를 꺼리게 되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 당국이 정확한 감염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우한 폐렴이 2003년 사스급 악재로 확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은 과거 사스와 비교하면 치사율이 4% 정도로 낮은 데다, 중국 정부가 비교적 빠르게 대처하고 있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선 사스와 메르스 사태 당시 발생 후 2개월 내외에 확산이 정점에 달하다 3~4개월 후 안정된 점을 들어 우한 폐렴 역시 다음달 중순 이후부터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확산했던 메르스와 달리 우한 폐렴은 중국에서 발생한 사안이라 중국향 관광이 단기적으로 위축될 수는 있지만, 중국인의 방한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이 따이궁 매출이 80~90%를 차지하기 때문에 더욱이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국내 유통기업들은 한한령이 몇 년간 계속되면서 사실상 중국 영향에서 많이 벗어났다"면서 "우한 폐렴과 관련한 영향이 거의 없어 비상대응 등은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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