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증시, W자형…홍콩증시 V자형 흐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증시와 홍콩증시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했을 당시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으나 이후 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하락했고, 홍콩 경제는 리세션에 진입한 바 있어 이번 우한 폐렴이 시장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섣불리 판단하긴 힘들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3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7209)에 따르면 사스 첫 환자가 발병한 2002년 11월 16일의 직전일인 15일 상하이지수는 1,463.69를 기록했다. 이후 상하이종합지수는 사스 사태가 악화하면서 2003년 1월 6일 1,311.68까지 하락했다. 주가는 두 달이 안 돼 10% 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빠르게 회복해 2003년 4월 16일 1,649.60까지 올랐다. 주가는 1월 저점 대비로는 26% 상승했다.

사스가 통제됐다고 선언된 시점인 2003년 7월 5일의 직전일 지수는 1,502.35까지 다시 조정을 받았다. 주가는 다시 세 달 만에 9%가량 하락한 셈이다.

결국 사스가 처음 발병한 2002년 11월 중순부터 사스가 통제됐다고 선언된 2003년 7월 초까지 상하이증시는 2.6%가량 상승했다. 등락을 거듭했으나 결국 소폭 반등한 것이다.

홍콩H지수는 V자형 흐름을 보였다.

2002년 11월 15일 지수는 9,865.65에서 2003년 4월 25일 8,331.87까지 하락했다. 해당 기간 지수는 16%가량 떨어졌다. 중국이 언론 통제를 통해 정보를 대외에 알리기 시작한 시점이 3월 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후 주가는 한 달 가량 더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항셍지수도 4월 25일을 저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해 사스가 통제된 그해 7월 5일의 직전일까지 3개월 만에 16%가량 반등했다. 이에 따라 사스 발병부터 통제까지 홍콩H지수는 2.3%가량 하락하는 데 그쳤다.





<사스 발병부터 통제까지 중국과 홍콩증시 흐름>



우한 폐렴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17명으로 증가하면서 금융시장은 이번 사태가 과거 사스 때와 같은 충격을 줄지 우려하고 있다.

전날 상하이증시는 한때 1% 이상 하락했다가 결국 0.28%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홍콩증시도 전날 1% 이상 오름세를 보여 우한 폐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다소 잦아든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여전히 투자자들이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티모시 모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우리는 의사는 아니지만, 부정적 사례가 있으며 이는 매우 급속도로 걱정해야 할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스 발병 때 전 세계에서 774명이 사망하는 등 상당한 희생자가 나왔다. 또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둔화했고, 홍콩은 리세션에 빠졌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역 전체가 자신감 하락을 가져온 개인적 패닉에 휩싸여있었다"라며 "이는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2002~2003년 사스, 2009년 H1N1 독감,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 등 일련의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커졌지만, 주가는 꽤 빠르게 반등했고 일부 개별주는 수혜를 입었다.

주식시장은 경제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사스가 통제됐다고 선언되기 몇 달 전부터 중국과 홍콩, 미국 증시는 모두 바닥을 쳤다.

골드만의 모 전략가는 사스가 발병했을 당시 시장은 매일 보고되는 확진자의 수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새로운 환자 수가 가속화될 때 가장 많은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감염자 수 증가 속도가 둔화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은 바닥을 쳤고, 사스 종결이 선언된 후 홍콩, 중국, 미국 증시가 모두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2003년 초에 대다수 시장은 닷컴버블과 아시아 금융위기의 후유증에 부진한 상태였으며, 이 때문에 사스의 발병은 아시아의 고통을 가중하는 데 일조했다.

지금은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중국증시도 지난 1년간 20% 가까이 상승했다는 점에서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사스 이외 신종플루나 에볼라 바이러스 메르스 등은 금융시장에 사스와 같은 충격을 주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사스와 비교하긴 일러 보일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 소비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과거보다 중국이 전 세계와 더 폭넓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끝까지 주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다이와 캐피털 마켓츠의 케빈 라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저널에 "2003년에는 고속열차가 없었지만, 지금은 전국적인 고속철도망이 갖춰져 빠른 속도로 바이러스가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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