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저금리의 경고…미 회사채는 '폰지마켓'
<뉴욕은 지금> 저금리의 경고…미 회사채는 '폰지마켓'
  • 곽세연 기자
  • 승인 2020.01.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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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전 세계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빅3' 중앙은행은 월 1천억 달러 정도로 대차대조표를 확대하고 있다.

유동성은 넘쳐나고, 수요는 마르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수익률에 굶주리고 있고, 이 때문에 평소에는 받아들일 수 있는 수익률이 아니어도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저금리의 경고다. 특히 이 모든 것이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고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경고했다.

연일 역사를 새로 써가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대적으로 가려있지만, 미국 회사채 시장도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등급이 좀 좋지 않은 기업도 저금리를 이용해 자금을 조달할 호기를 맞았고, 투자자들은 좀 위험해도 이런 회사채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지난해 회사채 투자 수익률도 좋았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에 따르면 투자등급(회사채 등급 'BBB-' 이상)을 받은 회사채 규모는 2007년 8천억 달러에서 지금 3조3천억 달러로 늘어났다.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다 보니 회사채 질이 떨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투자등급 중에서 낮은 편에 속하는 'BBB' 비중이 현재 50%에 달하고 있다. 2007년에는 35%였다.

더 심각한 것은 투자등급 중에서 가장 낮은 'BBB-' 비중이다. 2007년 약 8%였다면 지금은 15%에 달한다. '타락 천사'의 위험을 안고 있는 회사채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구겐하임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결국 회사채 시장은 폰지마켓이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안고 가는 이유는 오로지 내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공포심, 채권의 경우에는 수익률이 내일 더 낮아질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03년에도 연준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시장에 잘못된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미 채권시장이 폰지마켓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 완화가 이끈 자산 가격 상승이 결국에는 무너지는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가 말한 폰지 사기라고 비유한 것이다. 폰지는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형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일컫는다.

지금 회사채 발행 기업들의 레버리지 규모는 역사적으로 봐도 매우 크다. 반면 이들 기업의 이익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 높은 레버리지와 이익 성장 둔화의 조합은 결국 상황이 뒤집힐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그런데 주위를 보면 마이너스 금리 국채가 널려있다. 높은 고정 이익이 보장되는 회사채에 기웃거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미국 달러 표시 투자등급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는 17% 이상 올랐다. 하이일드 회사채 ETF는 14% 상승했다.

마이너드 CIO는 올해 'BBB-' 회사채 가운데 20%가 강등될 수 있다고 본다. 6천60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가 하이일드 시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자들이 채권으로 몰려들어 가격을 올리자 채권수익률은 떨어졌고, 무위험자산인 미 국채와의 신용 스프레드는 더 좁혀졌다. 미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률은 평균 2.8%에 불과하다. 하이일드 수익률은 5.1%다.

높은 유동성과 투자자 수요가 없었다면 더 회의적인 반응을 얻었을 일부 기업들이 지금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워드 야데니 대표는 "중앙은행들이 다시 완화정책을 펼친 결과 중 하나는 좀비들에게 먹잇감을 줬다는 것"이라며 "그 좀비 기업들은 그렇게 싸고 쉽게 신용을 얻지 못했다면 지금쯤 파산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 세계 금리가 너무 낮아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향해 손을 뻗치고 있는데, 이는 정크에도 손을 댔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마이너드 CIO는 "결국 디폴트와 등급 강등이 늘어나는 시점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2001년과 2002년 침체의 실마리가 됐던 당시를 떠올렸다.

신용 확장기가 계속해서 유동성을 뿜어내는 한, 풍부한 유동성이 주는 안정감 때문에 투자자들은 신용의 질이 떨어진다고 해도 회사채 투자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데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당장 침체가 없을 것이라는 게 안도감도 있다.

1990년대 후반에도 그랬다. 투자자들은 타이트한 신용 스프레드 시기를 오래 겪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위험을 늘렸다. 돌아보면 그 시점에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정비해야 했던 때였다. 늘어난 디폴트와 확대된 신용 스프레드는 2001~2002년에 올 경기 침체를 3년 앞서 깜빡였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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