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이 이달 크레디트 채권 순매수를 확대했다. 이달 국고채 금리가 상승해 장투기관의 신용채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크레디트 채권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이달 금리 매력도가 커진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장투기관이 주택저당증권(MBS)을 대거 매수한 점도 신용채 순매수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초부터 21일까지 크레디트 채권 1조7천917억원을 순매수했다.

크레디트 채권은 국채와 통안채를 제외한 것을 말한다. 채권별 순매수 규모는 지방채 914억원, 공사·공단채 1조2천341억원, 금융채 2천675억원, 회사채 1천987억원이다.

같은 기간 보험사는 크레디트 채권 1조3천511억원을 순매수했다. 채권별 순매수액은 지방채 418억원, 공사·공단채 9천681억원, 금융채 3천772억원, 회사채 -360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장투기관의 신용채 순매수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실제로 연기금은 지난해 1월 크레디트 채권을 2천276억원 순매도했다. 채권별 순매수액은 지방채 1천516억원, 공사·공단채 3천716억원, 금융채 -6천867억원, 회사채 -641억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보험사는 크레디트 채권을 134억원 순매도했다. 채권별 순매수 규모는 지방채 -278억원, 공사·공단채 -1천382억원, 금융채 1천822억원, 회사채 -296억원이다.

전문가는 이달 국고채 금리가 상승해 장투기관이 신용채를 더 산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고채 금리가 오를 때 국고채보다 크레디트 채권을 사는 게 유리할 수 있다"며 "캐리를 챙길 수 있고 신용채 듀레이션이 더 짧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초부터 21일까지 7.8bp 상승했다. 같은 기간 10년물 금리는 6.7bp 올랐다. 20년물, 30년물, 50년물 금리는 각각 5bp, 3bp, 3bp 상승했다.

이달 크레디트 채권 금리 매력이 커진 점이 신용채 순매수 증가로 이어졌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고위험 금융상품 규제 등으로 크레디트 채권의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됐다"며 "이 때문에 이달 신용채 금리 매력이 커진 측면이 있다. 그래서 장투기관의 신용채 매수세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를 위한 종합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투자자 보호장치 대폭 강화 ▲금융회사 책임성 확보 및 감독 강화 등을 담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업계 의견을 수렴한 최종안도 내놨다.

이달 장투기관이 MBS를 대거 매수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연기금과 보험사는 이달 초부터 21일까지 MBS 1조6천335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월 순매수 규모는 7천790억원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안심전환대출용 MBS 발행으로 이달 MBS 발행이 증가했다"며 "이런 물량 부담에도 장투기관이 MBS를 많이 사들이고 있다. 그 영향으로 이달 장투기관의 신용채 매수가 증가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달 초부터 21일까지 MBS를 5조5천155억원 발행했다. 이 중에서 안심전환대출용 MBS는 2조1천966억원이다. 지난해 1월 발행액은 1조7천807억원이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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