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장기적으로 CD금리 폐지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시장에서는 섣부른 제도 변경이 스와프시장 등 파생금융시장에 대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리보 대체를 준비하는 영국에서 1일짜리 무위험지표금리로부터 3개월 금리를 계산해 내는 OIS(Overnight Index Swap) 거래를 활성화 시킨 사례 등 해외의 경험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CD금리는 현재 이자율 스와프 거래, 변동금리부채권(FRN)이나 유동화증권 등의 지표 금리로 사용되고 있다.

이자율 스와프 시장의 2019년 3월 말 잔액은 5천333조 원에 달하고, FRN·유동화 증권은 작년 9월 말 기준 73조 원 수준이다. CD금리는 또 은행·보험의 변동금리 대출의 준거 금리로 사용된다.

CD금리를 무위험금리로 대체하면 전 금융시장에 혼란이 올 것이 우려되는 이유다.

증권사의 한 스와프 딜러는 "현재까지 쌓인 이자율스와프와 구조화 상품을 어떻게 할 것인지, 준거 금리를 무위험지표금리로 변경하면 이에 따라 이자율스와프 시장이 새롭게 정착될 것인지 아니면 시장이 이원화될지, 이런 문제들이 쌓여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사이즈가 너무 크기 때문에 충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누구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파장이 엄청나기는 하다"며 "CD는 원화 금리스와프(IRS)의 변동금리뿐만 아니라 각종 비정형의 스와프, 원자재·외환·주식관련 파생 등 스와프 거래의 펀딩 기준이 되는 금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장의 쌍방간 계약에 대해 정부가 지표 금리를 바꾸도록 강제할 권한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금융 당국은 CD 금리 대체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꺼리며 리보에 대한 글로벌 논의를 주목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제적으로는 리보 산출 중단에 대응해 신규 계약에 리보를 사용하지 않거나, 리보 중단을 대비한 대체조항을 계약에 삽입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CD 금리를 무위험금리로 대체할 경우의 혼란은 익일물(만기 1일물)인 무위험지표금리와 통상 91일 만기인 CD 금리의 기간이 불일치하는 문제 때문에 더 가중된다.

무위험지표금리가 익일물인 이유는 익일물 거래가 유동성이 가장 풍부하고, 만기가 짧을수록 신용 위험이 적어 실제로 '무(無)'위험에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는 1일짜리 무위험 금리로부터 기간별 금리를 도출해내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IRS 거래 못지않게 OIS거래가 활발한데, OIS 거래에서는 만기까지의 일별 무위험지표금리의 평균을 계약상의 고정금리와 교환한다.

IRS 거래에서는 거래 초에 사전적으로 결정한 3개월 리보 금리를 이자교환일에 고정금리와 교환하는 반면, OIS거래에서는 사후적으로 계산한 평균금리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국제스와프파생상품협회(ISDA)에서도 올해 3월 무위험지표금리에 기간구조와 신용위험스프레드를 반영하는 표준 산식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의 관계자는 "ISDA에서 리보금리를 익일물 지표 금리로 대체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추세를 봐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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