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 투자자금이 해외로 이동하는 현상이 점점 뚜렷해지면서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신문은 해외채 등 대외증권 투자가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고 개인이 투자하는 펀드에서도 외화 표시 잔고가 늘어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약해지는 가운데 엔화 강세 전망도 후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대외·대내증권투자(주간)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의 중장기 해외채 순매수액은 올해 초 2조3천억 엔(약 24조5천억 원)에 달했다.

2조 엔을 넘는 것은 작년 초 이후 1년 만이며, 작년 12월 매도 우위에서 벗어났다. 2018년도 이후 누적 기준으로는 29조 엔(309조4천억 원)에 이른다.

이달 초 달러당 엔화 가치는 이란발 지정학적 위험 고조로 한때 107엔대로 상승(달러-엔 환율 하락)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엔화 강세는 보유외채의 가치를 떨어뜨리지만 투자 규모는 오히려 확대됐다.

엔화의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 일본 금융기관들이 매수 기회로 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12월 해외채 투자가 순매도를 기록했을 당시 일부에서는 투자자금이 '일본 국채로 회귀하고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하지만 BNP파리바증권 관계자는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채 투자를 계속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에 적극적인 곳은 금융기관 등 투자 전문가뿐만이 아니다. 투자신탁협회에 따르면 개인용 공모 펀드의 외화 표시 잔고는 12월 말 현재 29조2천억 엔(311조5천억 원)으로 201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문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주식 등 작년에 크게 올랐던 해외 자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또 통화옵션시장에서 엔화 강세 경계심을 나타내는 지표인 '리스크 리버설'의 경우 1개월물 지표가 -1%대로, 달러당 엔화 가치가 105엔대로 상승했던 작년 8월 -2%대보다 낙폭이 줄었다.

아오조라은행은 "엔화 강세에 대한 대비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엔화는 우한 폐렴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 후퇴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신문은 가격 변동이 110엔대 전후에 그치고 있다며, 투자자금의 엔화 매도 기조가 유지되는 한 엔화 약세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jhm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5시 4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