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중국에서 발생한 폐렴 사태 여파로 원유 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로 큰 폭 하락했다.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5달러(2.0%) 하락한 55.5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우한 폐렴 사태의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번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발생지인 우한 지역을 한시적으로 봉쇄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폐렴 감염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사망자도 늘어나는 등 확산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 인구의 대이동이 발생하는 춘제 연휴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다.

폐렴 확산으로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처럼 중국의 소비 등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분석이 속속 제기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만큼 이런 우려는 원유 수요 감소 부담으로 직결된다.

WTI는 이런 불안으로 장중 54.77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낙폭을 키웠다.

전일 오후 늦게 미국석유협회(API)가 지난주 원유재고가 16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힌 점도 장 초반 유가 낙폭을 키웠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우한 폐렴을 국제적인 비상사태로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히면서, 불안감이 다소 경감됐다. 유가도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지난주 원유 및 석유제품 재고가 예상보다 적었던 점도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EIA는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약 41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 30만 배럴 감소보다 소폭 많았다.

특히 지난주 정제유 재고는 119만 배럴 감소했다. 시장 예상 90만 배럴 증가와 달리 감소했다.

최근 따뜻한 겨울 날씨로 인한 난방유 수요 부진으로 정제유 재고가 쌓였던 점이 유가 하락의 주요 요인이었던 만큼 지표 발표 이후 WTI는 낙폭을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 사태 전개에 유가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우한 폐렴 사태가 사스와 같은 수준의 전염병으로 발전할 경우 유가에 최대 5달러의 충격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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