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춘제 연휴를 앞두고 중국 우한 폐렴의 추가 확산 우려가 커져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9bp 내린 1.739%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6bp 내린 2.181%를 나타냈다.

10년과 30년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12월 3일 이후 가장 낮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6bp 하락한 1.518%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9일 이후 최저치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4.4bp에서 이날 22.1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중국의 긴 춘제 연휴를 앞두고 우한 폐렴이 더 퍼질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렸고, 미 국채 값은 강세를 보였다.

우한 봉쇄라는 초강수 등 중국 정부의 강력한 대응책이 나오지만, 시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중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등 감염 확산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긴 연휴 기간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위험 관리에 나서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이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동결은 시장 예상 수준이어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경제지표는 완만한 성장을 가리키고 위험은 하락 쪽으로 기울었지만, 덜 뚜렷해졌다"며 "약한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통화정책은 장기간 매우 완화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마이너스 금리 유지에 따른 위험 등 매파적인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국 금리 대표는 "중국 폐렴 확산 우려가 시장에 계속 충격을 주고 있다"며 "미 국채시장은 위험자산의 하락 움직임 속에서 탄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 사태가 끝나려면 시간이 걸리고, 불행히도 좋아지기 전에 나빠질 것"이라며 "정확한 경제 영향을 알기 어렵지만, 중국이 이미 경제 둔화와 관세 전쟁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상황이어서 현재로서 시장은 방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 국채 전략 대표는 "우한지역 이동 금지, 춘제 행사 취소가 위험투자 심리에 부담을 줬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과거 바이러스 발생 당시 그 피해가 경제와 시장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따지며 미 국채로 옮겨가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고 있다. 증시 등 다른 자산과 비교할 때 미 국채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잠잠한 편이다.

우한 폐렴 사태 후 미 국채수익률은 하락했지만, 1월 초 저점인 1.70%를 뚫고 내려가지 않았다. 3주 전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 등 긍정적인 뉴스에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95%를 돌파하는 데 실패했다.

블랙록의 전략가들은 "미 국채는 위험을 피하고 싶을 때 주가 하락으로부터 포트폴리오를 보호할 수 있지만, 다른 국채들은 안전피난처로의 지위를 잃고 있다"면서 "국채가 주가 하락에 대비해 제공할 수 있는 완충작용은 수익률이 낮아질수록 적어지는데, 이런 한계는 마이너스 수익률이 많은 유럽과 일본에서 가장 극심하다"고 주장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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