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2020년에 미 국채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월가의 베팅이 타격을 입었다고 마켓워치가 27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빠르게 퍼지면서 지난주부터 미 국채시장은 강한 랠리를 펼치고 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61% 근처에서 거래되며 지난해 10월 1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코노미스트들을 조사한 결과, 2020년 말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전망치는 2.03%였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미국과 중국의 부분적인 무역합의로 오랜 기간 지속한 시장 불확실성의 근원이 제거돼 주가가 오르고, 채권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강했다. 국채시장 약세 전망이 확실히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번 달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벌이는 동안에도 국채 값은 지지가 됐다. 그러다 우한 폐렴이 중국 경제 확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났고, 이 전염병이 통제 불능으로 확대되면 다른 시장에도 연쇄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공포도 더해졌다.

우한 폐렴은 미 국채 수요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미 국채 값이 예상과 달리 강세를 보이자 잘못된 베팅을 한 투자자들이 국채 값 상승을 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무라 증권의 찰리 맥엘리고트 자산 매크로 전략가는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하자 국채 숏 포지션을 취했던 투자자들의 손절매를 촉발했다"며 "이들은 숏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국채를 살 수밖에 없었고, 국채 값 랠리에 더 불을 지폈다"고 말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백악관이 지난해 10월 초 이른바 1단계 무역합의와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공개한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채권시장의 고통으로 최근 일부 포지션 재조정도 나타나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에 따르면 지난 몇 주 동안 투자자들은 단기와 장기 국채선물 전반에서 숏 포지션을 철회했다. 일부 만기의 경우 강세 포지션이 눈에 띄게 늘었다.

금리를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지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단계 무역합의는 수출 의존적인 유럽과 중국이 끊임없는 불확실성에서 한숨 돌릴 수 있다는 반가운 신호였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단기 전략을 제시한 대부분의 채권 분석가들은 국채 값 약세를 예상했고, 국채수익률은 12bp 정도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채수익률이 나중에 다시 상승 추세로 복귀할 수 있지만, 2월에 상황이 정확해진다고 해도 바이러스 관련 헤드라인이 시장을 장악한 전후로 숏 포지션을 추가한 사람들에게 현재의 고통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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