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로 지속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2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5달러(1.9%) 하락한 53.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지난해 4월 기록한 최근 고점인 66.60달러 대비 20% 이상 떨어지면서 약세장에 진입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우한 폐렴의 급속한 확산이 원유 수요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폐렴이 가파르게 확산하면서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이 중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급속히 확산했다.

폐렴에 따른 사망자가 80명을 넘었고, 감염자는 3천 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수도 베이징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미국에서도 주말 동안 확진 환자가 5명으로 증가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도 빠르게 환자가 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우한시 등 주요 발병 도시들을 봉쇄하고, 춘제 연휴를 연장하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이동제한 조치 등이 경제에 타격을 미치고, 이에 따라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중국으로의 여행 및 출장 등을 비롯한 항공 수요가 급감하며 항공용 석유 수요가 줄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550포인트가량 폭락기도 했다.

WTI도 장중 한때 배럴당 52.13달러까지 폭락했다.

유가는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유가 급락에 대응해 감산 규모 추가 확대 등의 조치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낙폭을 다소 줄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 규모 확대나 감산 기간 연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폐렴에 따른 유가 하락은 심리적이며, 실제 원유 수요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등 다소 신중한 발언을 내놨다.

그는 다만 필요하다면 OPEC 플러스(+)가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알캅 OPEC 의장도 "(폐렴의) 글로벌 원유 수요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면서도 "전염병과 관련한 석유 시장의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 사태에 따른 유가 하락 압력이 지속할 수 있다면서, 산유국들이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평가했다.

시몬스 에너지의 빌 헐버트 연구원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기심의 대상에서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및 세계 경제에 대한 불길한 위협 요인으로 빠르게 변화했다"고 지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의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는 "유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다면 OPEC이 조치해야 할 것"이라면서 "아마 유가는 이미 한계점 이하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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