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에 따라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화학과 배터리 사업 적자도 늘면서 이익 감소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역시 정제마진이 좀처럼 늘지 않으면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 효과가 반영되면서 2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13개 증권사가 내놓은 실적 전망치를 토대로 실시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매출액은 50조5천966억원, 영업이익은 1조2천96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2%, 38.8% 감소할 전망이다.

매출액은 전년에 이어 50조원대로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2014년 1천828억원의 적자를 낸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2조2천7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줄고, 영업이익은 1천379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에 따라 정제마진이 가파르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7.7달러를 기록했던 정제마진은 10월 4.1달러, 11월 0.7달러로 떨어지더니 12월에는 -0.1달러로 추락했다.

주간 단위로는 11월 셋째 주부터 이미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1달러를 밑돌았다.

특히 업계 기대를 모았던 IMO 2020 규제 효과가 생각보다 늦어지면서 정유사들의 이익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IMO 2020은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는 규제로 올해 본격 시행됐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핸 국내 정유 4사는 앞다퉈 저유황유 생산 설비 투자를 늘렸지만 제품값 상승효과는 지연되고 있다.

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싱가포르 VLSFO 가격은 지난 12월 mt당 700달러를 웃돌다 올해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 22일 기준 64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황 함량 0.001% 국제경유 가격도 올해 들어 배럴당 83달러에서 최근 76달러까지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역시 지난해 4분기 사우디아라비아가 공식판매가격(OSP)을 인상한 효과가 반영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분기부터는 IMO 2020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늘면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MO 2020 규제가 오는 3월부터 강화된다"며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이하로 떨어진 데 따라 아시아 정유사들의 가동률 축소도 불가피해 정제마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도 지난해 5GWh에서 올해 20GWh, 오는 2023년 85GWh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1차 합의에 따라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앞으로 2년간 500억달러 규모의 에너지 상품을 구매하기로 했다"며 "중동의 입지도 약화하며 사우디아라비아가 OSP를 낮출 확률도 높다"고 진단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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