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함에 따라, 국내 외환 시장 영향을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위기 시 해외채권 매각을 통한 직접 외화 확보 계획을 짜고, 외화 단기자금 보유 한도를 확대하기도 했다. 100% 환오픈을 지난해부터 시행해 외환 스와프 시장 영향력도 축소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글로벌 위기 발생 시 해외채권을 활용해 외화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해외 주식은 유동성이 높지만 가격이 급락해 손해를 보고 팔 가능성이 높고, 해외 대체투자 자산은 유동성 자체가 떨어져 해외채권 매각이 외화 확보에 가장 효율적이다.

국민연금은 위기 시 유동성이 풍부한 안정형 자산을 많이 운용하는 해외 직접 채권 포트폴리오를 줄여 달러화를 마련한다.

보유하고 있는 해외 채권을 매각하면 국내 외환 시장을 거칠 필요 없이 바로 외화 확보가 가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산 저가 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

국민연금은 달러 확보를 위해 외화 단기자금 한도를 6억달러까지 상향하기로 결정했으며, 이후 중장기적으로 12억달러까지 단계적으로 단기자금 한도를 올릴 계획이다.

외화 단기자금은 해외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해 국민연금이 일시적으로 보유하는 달러화 현금성 자산이다. 외화 단기자금 확보를 통해 해외 투자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이어가고, 환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모든 자산을 환헤지하지 않으면서 비용을 절약하고, 통화 다각화로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줄일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2014년 말 해외주식과 해외 대체투자 자산을 완전 환 오픈했으며, 2018년 말까지 해외채권 환 오픈까지 마쳤다.

국민연금은 투자 기회 확보와 수익률 제고, 리스크 분산 등을 위해 해외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국민연금 해외 투자 비중은 2008년 전체 포트폴리오의 6.9%에 불과했으나 2016년 말에는 27%, 지난해 10월 말에는 34.2%까지 늘었으며, 2024년에는 포트폴리오의 절반 내외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연금기금이 1천조원을 향해 가면서 해외자산도 동시에 증가하는데, 이를 커버할 수 있는 국내 외환시장은 협소해 국민연금이 시장 영향력 축소와 외환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달러-원 환율이 급변하면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해외 채권 매각 등으로 위기 시 외화 확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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