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확정급여형(DB형) 비중이 절반 이상인 것과 달리 저축은행 퇴직연금은 확정기여형·개인형 퇴직연금(DC·IRP형) 비중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모습이다.

2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중 퇴직연금을 가장 많이 판매한 상위 3개 저축은행은 모두 DB형보다는 DC·IRP형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잔액이 늘고 있다.

퇴직연금 잔액이 1조1천억원 수준으로 가장 많은 페퍼저축은행은 DC·IRP형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95%에 달한다. 나머지 5%만 DB형 퇴직연금이다.

저축은행 퇴직연금 시장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OK저축은행은 9천700억원 중에서 DB형 3천억원, DC·IRP형 6천700억원 등의 실적을 내고 있다. 퇴직연금 실적에서 DB형이 30%, DC·IRP형 퇴직연금이 7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퇴직연금 잔액이 7천억원 정도로 OK저축은행의 뒤를 잇고 있다. DB형과 DC·IRP형 퇴직연금의 비중은 30대 70으로 비슷하다. 잔액 기준으로 대략 DB형이 2천억원 DC·IRP형이 5천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말 기준 DB형 적립금은 121조2천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190조원 중 63.8%의 비중을 차지한다.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판매는 전체 퇴직연금 판매양상과 다른 셈이다.

저축은행 퇴직연금이 안정성만큼이나 수익성에 강점을 두고 성장한 영향이다.

DC형과 IRP형 퇴직연금은 운용 주체가 기업이 아닌 근로자다. 예금자 보호 대상으로 최대 5천만원까지 보호가 가능하다. 안정성보단 수익성에 배팅할 수 있는 이유다. 반면 DB형은 운용 주체가 기업이다. 퇴직연금을 운용해 난 수익과 손실 모두 기업의 책임이다. 또 예금자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품이다.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운용하는 은행권 관계자는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저축은행 퇴직연금 정기예금이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장점이 있지만,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등으로 예금자 보호가 되는 DC형이나 IRP형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1월 기준금리 평균을 보면, DC형과 IRP형에서 은행 퇴직연금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1.7% 수준인 반면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2%대 초반이다.

세 저축은행과 달리 은행계 저축은행들은 DB형과 DC·IRP형 퇴직연금이 비슷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저축은행 중에서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데다 같은 계열사 시중은행의 이미지 효과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계 저축은행 관계자는 "DB형은 기관 유치 예금이다 보니 아무래도 신용등급의 영향을 받는다"며 "어떤 기관을 유치하느냐도 중요한데 이때 신용등급과 은행계 저축은행이라는 점이 큰 장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hrs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1시 3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