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점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닮아가고 있다고 캐피털이코노믹스(CE)가 진단했다.

CE의 마크 윌리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7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우한 폐렴이 미치는 경제적 충격이 최소한 사스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스의 영향이 가장 컸던 분기에 성장률이 3%포인트가량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경제는 곧바로 반등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궁극적인 경제의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에 이를지 예측하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너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이제 확실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무원은 전날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이틀 더 연장하기로 했으며 상하이시는 춘제 연휴를 사실상 일주일 이상 더 늦추기로 했다.

CE는 지난 2002~2003년 발생한 사스로 중국의 분기 성장률이 8%에서 5%로 떨어졌다면서 현재까지 나타난 바로는 여파가 심각하지 않은 수준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사스와 비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춘제 연휴 첫날인 지난 24일 중국의 철도 승객은 작년 춘제 첫날에 비해 42% 줄어들었고, 도로 여행객은 25% 감소했다.

지난 2003년 5월 사스 발병이 최고조를 나타냈을 때는 각각 57%, 45% 감소했었다.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에는 중국이 더 투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바이러스 억제가 더 효과적으로 이뤄지겠지만 이 때문에 초기 경제적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적 피해는 소비지출과 여행 부문에서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점쳐졌다.

다만 지난 2003년 사스 때를 보면 사스가 통제되면서 경제적 불안이 빠른 시일 내에 잠잠해졌다는 것이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사스 발병이 최고조에 달한 이후 3개월 만에 성장률은 사스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으며 대기 수요의 수혜를 입었다고 그는 말했다.

2003년 사스로 인한 성장률 감소분은 0.5%포인트에 그쳤다.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2003년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직후로 경제성장이 여전히 초기 단계로 거시 여건이 지금보다 훨씬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지금 중국은 구조적, 경기 주기적 역풍에 직면한 상태다.

그는 당시 중국은 통화나 재정 부양책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우한 폐렴으로 성장률이 비슷한 수준의 영향을 받으면 이번에는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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