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우리 금융시장은 회복력이 있는 만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문했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정부 대응이 강화되고 확산이 완화되면서 금융시장이 정상화됐던 과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금융시장은 회복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상 최고 수준의 외환보유액과 순대외채권 등 양호한 대외건전성을 보유하고 있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손 부위원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내외 경제·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지난주부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주요국들의 주가와 금리가 하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1% 하락했고 환율도 8.00원 상승한 1176.7원에 장을 마쳤다. 일본, 호주 등 주요국 주가도 각각 0.55%, 1.45% 동반 하락하고 있다. 전일 미국(-1.57%)을 비롯한 영국(-2.29%), 독일(-2.74%), 프랑스(-2.68%) 등 유럽 주요국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내렸다.

손 부위원장은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과거사례에 비추어 볼 때 향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바이러스 확산 정도, 국내 유입 여부 등에 따라 상이할 것"이라며 "리스크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경제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당분간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 국내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손 부위원장은 우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강화하고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사태가 안심 수준에 이를 때까지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컨틴전시 플랜 재점검 등을 통해 대비하고 시장 불안이 확대되면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하게 시장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해 금융지원을 신속하게 시행할 예정이다.

손 부위원장은 "이번 사태로 관광 분야 등 일부 업종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필요시 신속한 금융지원이 즉각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일본 수출규제 태스크포스(TF)와 금융시장반 등 이미 마련된 대응체계를 활용해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악용한 허위사실 유포나 시세조종 등 각종 불공정 행위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금감원·거래소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해 시장에 수상한 움직임이 없는지 집중적으로 감시하겠다"고 얘기했다.

손 부위원장은 바둑 위기십결(圍棋十訣) 중에서 경솔하게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게 생각하라는 뜻의 '신물경속(愼勿輕速)'을 인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병과 확산은 국내외 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한 요소이긴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과도한 불안감과 공포심보다 실제 영향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과거 비슷한 사례에서도 우리 금융시장은 사태가 안정된 후 튼튼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복원력을 발휘하면서 회복되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도 과거의 극복 경험을 바탕으로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고 신중하게 대응한다면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부위원장은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까지 이어진 사모펀드 운용사의 환매 연기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손 부위원장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이 대량 자금 회수 요청을 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이는 편입자산 부실과 관계없는 정상적인 펀드에까지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를 확산하고 펀드 투자대상 기업의 부담으로도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의 역할은 사모펀드 운용지원과 인큐베이팅을 위한 것인데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오히려 펀드 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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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8시 3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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