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8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도 양호한 경제 지표에 힘입어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 공포에서 한숨 돌리며 하락했고, 달러 가치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바이러스 여파로 급락한 이후 숨 고르기 양상이 나타나면서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금융시장은 신종 코로나 확산 상황을 주시했다.

중국 당국은 인구 이동 억제를 위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연장하는 등 비상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여행 재고'로 올렸고, 중국으로의 출장 등을 제한하는 글로벌 기업도 줄을 잇고 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다음 달 초부터 일부 중국과 홍콩행 항공편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경제방송 CNBC는 백악관이 미국인의 중국 여행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이런 조치들이 중국 및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다만 이날 나온 미 경제 지표가 대체로 양호했던 점은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콘퍼런스보드는 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128.2에서 131.6으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128.0을 넘어서며 견조한 소비 여건을 재확인했다.

코어로직 케이스-실러가 발표한 11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전년 대비로는 3.5% 상승하며 주택 가격 상승세가 유지됐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1월 제조업지수도 전월 마이너스(-) 5에서 20으로 올라,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2.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을 큰 폭 웃돌았다. 하지만 이는 국방 관련 수주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12월 국방을 제외한 내구재수주는 2.5% 감소했다.

또 기업 투자 지표인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12월에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로, 미국 제조업 상황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7.05포인트(0.66%) 상승한 28,722.8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61포인트(1.01%) 오른 3,276.2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30.37포인트(1.43%) 급등한 9,269.6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신종 코로나 감염증인 이른바 '우한 폐렴' 사태와 주요 경제 지표,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주요 지수는 폐렴 확산 공포로 전일 지난해 10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불안에 노출됐다. 다우지수는 전일 연초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등 급락했다.

낙폭이 컸던 만큼 이날은 주요 지수가 낙폭을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폐렴 확산에 대한 우려는 지속했다. 폐렴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고, 감염자는 4천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기업들의 실적은 엇갈렸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주요 대기업 3M과 화이자의 순익이 시장 예상에 못 미쳤다.

반면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는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순익과 매출을 기록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 중 67%가량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순익을 발표했다. 예상 대비 순익 상회율은 지난주 70%를 넘었던 데서 다소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또 다음날 발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재차 내놨다.

이날 종목별로는 애플 주가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2.8% 오르며 장을 이끌었다. 3M은 5.7%, 화이자는 5% 각각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기술주가 1.87% 상승했다. 커뮤니케이션은 1.18%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시장이 진정됐지만,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테리 샌드벤 수석 주식 전략가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글로벌 경제의 성장 속도, 밸류에이션 등으로 인해 걱정의 벽이 다시 세워지고 있다"면서"주가가 전일 투매에 이어 올랐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 향후 몇 주는 지금의 변동성이 예외적이기보다는 일반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1월 25bp 기준 금리인상 가능성을 12.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7% 하락한 16.2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7bp 오른 1.642%를 기록했다.

전일의 지난해 10월 9일 이후 최저치에서 반등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4bp 상승한 1.457%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2bp 오른 2.097%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6.2bp에서 이날 18.5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빠르게 확산하는 우한 폐렴 사태가 여전히 시장을 움직이지만, 최근 미 국채 값이 큰 폭 오른 만큼 이날은 숨 고르기가 나타났다.

간밤 아시아 증시는 바이러스 공포 속에서 하락했다.

이와 달리 유럽 증시가 회복세를 나타낸 가운데 전일 급락했던 뉴욕 증시도 강한 반등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에 따른 잠재적인 경제적 피해를 평가하기 전에 투자자들이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노던 트러스트의 밥 브라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신종 코로나로 인해 침체가 올지 평가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미국 경제 성장 둔화가 나타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정크본드를 고수하는 등 위험 자산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며 "하이일드 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생각을 다시 하려면 주가가 더 심각하게 내려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경제 불안감이 높아질 때 낮은 등급의 채권을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아비바 인베스터스의 케빈 매튜스 하이일드 글로벌 대표는 "바이러스에도 아직 포지션 변경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이날 시작했다.

통화 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지만, 투자자들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와 관련된 세부 사항을 통해 더 완화적인 금융 여건을 기대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미 경제지표는 안도감을 줬다.

보잉의 737맥스 기종 생산 중단에도 12월 내구재수주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11월 주택가격지수는 최근 상승세에 모멘텀을 더했다.

JP모건의 알렉스 로에버 미 금리 전략 대표는 "신종 코로나는 매크로 위험 경보를 나타내는 최근 시장의 주요 동인"이라며 "2주 전의 중동 긴장 등 국채시장은 바이러스 이전에도 매크로 위험에 꽤 민감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의 찰리 리플리 선임 시장 전략가는 "신종 코로나 같은 과거 사건에서 우리가 본 것은 오래가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시장에서 관련 공포가 사그라질 것이라는 전제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08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880엔보다0.200엔(0.18%)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021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169달러보다 0.00048달러(0.04%)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0.26엔을 기록, 전장 119.96엔보다 0.30엔(0.25%)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4% 상승한 97.970을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는 계속 빨라지지만, 엔과 스위스 프랑 등 안전통화가 그동안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는 등 일부 선반영돼 최근 흐름을 되돌렸다.

극심한 위험 회피가 사라져 달러는 엔에는 상승했고, 유로에는 하락했다.

전일 대규모 매도세에 급락했던 뉴욕증시와 유가가 반등했고, 치솟던 금값은 하락하는 등 시장이 다소 안정됐다.

전일에는 전 세계 성장 엔진인 중국 경제가 이미 약해진 상황에서 우한 폐렴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져, 미 국채수익률 곡선은 잠깐 역전되기도 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분석가들은 "리스크 오프 포지션이 진정됐지만, 심리는 여전히 우려 쪽"이라며 "신종 코로나가 얼마나 심각하고 어떻게 확산하는지, 어떻게 경제에 피해를 줄지, 알 수도 알지 못할 수도 있는 인식론적인 난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MUFG의 리 하드만 통화 전략가는 "바이러스 전선 불확실성이 시장을 움직이는데, 시장은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위험 회피와 밀접한 유로-프랑도 전일 2017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이날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로-프랑은 1월에만 1.6% 내려, 2019년 4월 이후 최악의 월간 흐름을 나타내는 중이다. 크리스마스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프랑은 유로에 3% 이상 올랐다.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회의에도 관심이 쏠려 있다. 연준이 올해 후반 금리를 한 번 인하하거나, 많으면 2번까지 내릴 수 있다는 시장 예상에도 달러는 동요하지 않고 있다.

이날 내구재 수주와 소비자신뢰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는 시장 예상을 웃돌아 연준의 금리동결 기조에 힘을 실어줬다.

달러 인덱스는 안전통화로의 지위에 장중 98선 위로 올라서, 지난해 12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노르디아의 모텐 런드 선임 외환 전략가는 "바이러스 우려 때문에 앞서 매도세가 나왔지만, 시장은 한 발짝 물러섰다"며 "그런데도 안전자산 수요가 있어, 달러가 상당히 약해질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긴장감도 여전해 중국 경제와 밀접한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는 모두 반등하지 못했다. 반면 역외 위안은 소폭 회복세를 보였다.

JCRA의 크리스 토너 분석가는 "위험회피 시기에는 자금이 통상 엔과 스위스 프랑으로 몰려든다"며 "그러나 일본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스위스 프랑이 현재 궁극적인 안식처로 간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은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를 주시하며, 그 속도가 빨라질지 둔화할지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4달러(0.6%) 상승한 53.4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6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우한 폐렴 충격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가능성과 주요 산유국의 대응 방안 등을 주시하고 있다.

WTI는 전일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약세장으로 진입하는 등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왔다.

우한 폐렴 여파로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공포가 유가를 끌어내렸다.

중국 당국이 주요 발병 도시에 봉쇄령을 내리는 등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점도 이런 우려를 가중했다.

다만 이날은 금융시장 전반이 전일까지의 공포에서 다소 벗어나는 흐름을 보이면서 유가도 반등했다.

우한 폐렴의 확산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는 지속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이 유가 급락에 대응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분석도 유가의 반등을 거들었다.

우한 폐렴으로 유가가 예기치 못하게 폭락하면서 OPEC 등 산유국에서는 감산 규모 확대나 기간 연장 등의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언급이 꾸준히 나오는 중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중국 수요 둔화 우려에 지속해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JBC 에너지는 보고서에서 "광범위한 수요 우려로 인해 원유 시장에서는 아직도 매도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가 강하다"면서 "중국의 역내 여행이 춘제 시작 시점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거의 40% 줄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은 원유 수요 영향은 중국 내부에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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