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달러-원 환율의 중장기 전망 상단을 1,2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우한 폐렴 사태를 달러-원 환율에 중장기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초대형 악재로 판단하고 있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원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전일 개장가는 전일대비 9.80원 급등한 1,178.50원에 형성됐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전일의 상승분을 일부 되돌리며 소폭 하락 흐름을 보이지만, 환율의 중장기 방향성은 여전히 위쪽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시장 참가자들의 전망이다.

우한 폐렴 사태는 중국의 내수 및 경제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치며 수출부진 등으로 연결돼 원화에 미·중 무역전쟁과 비슷한 여파를 가할 수 있다.

또 우한 폐렴 이슈에 원화가 위안화와의 연동성을 높인 점도 주목된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연초에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요동친 적이 있으나 우한 폐렴 사태는 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원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국 내수가 우한 폐렴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 장기적 위안화 약세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일 오전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위안에 가까운 6.98위안대까지 치솟았다. 달러-원 환율은 위안화 흐름에 그대로 연동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원화와 위안화의 상관관계가 다시 높아졌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확진자가 많지 않고 피해가 확산하지 않을 수 있으나 위안화와의 연동성이 강해진 만큼 위안화가 약세를 재개할 경우 1,200원을 충분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우한 폐렴 이슈가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된다면 1,180원 부근이 상단이겠으나 사망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우한 폐렴이 세계적으로 확산할 경우 1,200원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며 "달러-원 환율의 경우 수출 반등 기대 등으로 이달 중순 1,150원대까지 하락한 것인데 우한 폐렴이 수출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경우 이는 펀더멘털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우한 폐렴 공포에서 다소 진정한 점과 수급 상황, 급등 경계감 등은 달러-원 환율의 상단을 막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우한 폐렴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확산하지는 않으면서 달러-원 환율에는 현 수준의 반영 정도로 마무리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또 월말인 만큼 수급상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우위를 보이고 급등 경계감으로 적극적인 롱 플레이 등이 제한되는 점도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월말 네고 물량도 있고 급등 경계감도 강하다"며 "달러-원 환율이 급등할 경우 변동성 관리 구간에 진입한다는 생각에 적극적인 롱 플레이는 제한될 것 같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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