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가 임박한 가운데,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IT업계에 따르면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 대표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 만료된다.

양사 대표가 임기 동안 달성한 사업적 성과와 실적 등을 고려하면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네이버 최초의 여성 수장인 한성숙 대표는 2017년 3월 취임해 지난 3년간 조직을 이끌어왔다.

한 대표의 임기 동안 네이버는 눈에 띄는 외형 성장을 거뒀다.

네이버의 연매출은 지난해 6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5년(3조2천539억원) 이후 4년 만에 2배 이상 덩치를 키운 것이다.

자회사 라인의 적자로 영업이익이 2018년 1조원 아래로 떨어지는 고비를 겪기도 했으나, 점차 제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꾸준한 광고 실적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거는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의 기대감 등으로 지난해 연말 시가총액은 3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웹툰의 북미, 유럽 시장 개척 등 글로벌 사업 영역을 지속해서 넓히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2018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지난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논란 등으로 진통을 겪기도 했으나, 모바일 첫 화면 개편 등의 조치로 위기를 돌파했다.

한때 일각에선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차기 대표 물망에 오르기도 했으나, 최 COO가 지난해 11월 분사한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맡게 되면서 한 대표의 연임에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됐다.

한 대표는 지난해 3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도 연임하게 돼 2021년 3월까지 임기를 맡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아직 연임 여부에 대해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전임 김상헌 대표가 8년 동안 세 차례 연임하며 네이버를 이끌었던 만큼, 한 대표 역시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낸 데 힘입어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적잖다"고 말했다.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 대표 역시 오는 2월 이사회에서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 대표는 2018년 3월 선임된 이후 2년간 재직해왔다.

이전까지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 영역에 뛰어들고 있었다면,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서비스 간 시너지를 내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사업에 도전하는 '카카오 3.0'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비스 융합의 일례로는 지난해 멜론을 운영하는 자회사 카카오M(옛 로엔엔터테인먼트)을 합병한 조치가 종종 거론된다.

카카오톡과 멜론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판단, 합병을 통해 카카오톡, 카카오i 플랫폼 등에서도 멜론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이용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음악, 웹툰·웹소설, 게임, 영상 등 콘텐츠 지적재산권(IP)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론칭과 카카오프렌즈 IP의 일본 진출, 카카오재팬의 만화 플랫폼 픽코마의 성장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카카오의 존재감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실적 개선세도 뚜렷했다. 1조원 후반대에 머물던 카카오 매출은 2018년 2조4천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1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3조841억원의 매출과 1천96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의 연매출이 3조원을 초과하는 것은 사상 최초다. 영업이익도 1년 전과 비교해 169.14% 급증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두 공동 대표 취임 이후 카카오의 매출과 수익성, 주가 등 사실상 모든 지표가 개선됐다"며 "연임되지 않을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는 게 사실상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두 대표가 연임한다면 2014년 다음과의 합병을 통해 출범한 통합 카카오의 최장수 CEO가 된다.

초대 CEO였던 이석우·최세훈 전 공동대표는 1년, 임지훈 전 대표는 2년 6개월간 재직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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