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달러-원 환율은 1,190원대 초중반으로 반락하면서 최근 6거래일간의 상승세를 일부 되돌릴 것으로 보인다.

달러-원이 차트상 이미 과매수권으로 진입한 가운데 1,200원을 앞둔 당국의 구두 개입에 일부 롱포지션에 대한 차익실현이 한 차례 나타날 수 있어 저점은 1,180원대 후반까지도 열어둘 만하다.

일간 기준 상대 강도지수(RSI)는 전일 70.87을 나타내면서 과매수권인 70선으로 진입했다.

전일까지 6거래일 연속 내내 오르며 최대 30원 이상 상승폭을 키운 만큼 한 차례 조정이 찾아올 시점이 온 셈이다.

조정 심리가 커진 데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처럼 강한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낸 데 따른 당국 경계도 한 몫했다.

홍 부총리는 전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에 따른 달러-원 환율 상승과 관련해 "시장 가격기구에 의해 작동되는 것은 별도로 치더라도 투기적 수요로 환율이 움직이는 것이 많이 포착된다"며 "투기에 의한 쏠림 현상이 있다면 준비된 시장안정조치를 단호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일 해당 발언 이후 달러-원 환율은 1,200원 목전에서 상승세를 멈추고 상승폭을 줄인 후 마무리했다.

이날도 개장 전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환율에 대해 "투기에 과도한 쏠림이 발생할 시 단호하게 시장안정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춘제(春節·설)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중국 증시가 폭락했지만, 뉴욕 증권 시장에서 주요 지수는 반등했고 중국 인민은행도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시장 안도감을 제공하는 데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인민은행은 역RP(환매조건부채권)로 총 1조2천억위안(약 205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장중 수급이 아래로 바뀌었다고 장담하긴 이르다. 주된 거래 레인지는 1,190원대서 지지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폐렴에 따른 사망자는 360명 이상으로 늘어나며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를 넘어섰다. 미국 내 확진자도 11명으로 증가했다.

미국이 최근 2주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밝혔고 우리 정부도 중국 후베이성에 2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이날부터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우위인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뉴욕 증시와 달리 코스피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하한가를 치는 종목이 많아질 경우 달러-원도 또다시 1,200원을 향해 고개를 들 수 있다.

한편 미국 대통령 선거 전 첫 경선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규제 강화와 각종 세금 인상 등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샌더스 의원이 강세를 보인다면 시장이 불안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지표는 혼재됐다.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47.8에서 50.9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48.5를 큰 폭 상회했고, 지난해 8월 위축 국면으로 떨어진 이후 처음으로 확장 국면으로 전환됐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IHS 마킷에 따르면 1월 미 제조업 PMI 최종치(계절 조정치)는 51.9로, 전월 확정치 52.4에서 하락했다. 다만 앞서 발표된 예비치 51.7은 소폭 웃돌았다.

미 상무부는 12월 건설지출이 전달보다 0.2% 감소한 연율 1조3천280억 달러(계절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은 전달보다 0.5% 증가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3.78포인트(0.51%) 상승한 28,399.8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3.40포인트(0.73%) 오른 3,248.9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22.47포인트(1.34%) 급등한 9,273.40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5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95.00원) 대비 4.00원 내린 수준인 1,190.45원에 마지막으로 호가됐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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