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1,200원에 근접하자 외환 당국이 연일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며 시장 심리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4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이날 김용범 기재부 1차관까지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유발하는 허위사실 유포와 투기 움직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발언하면서 1,200원 돌파에 대한 경고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일 달러-원 환율은 장중 1,198원대 돌파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며 1,20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당국 경계와 레벨 부담에도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리스크오프가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원에는 상방 압력이 우세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홍 부총리가 모처럼 강한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면서 상승세는 빠르게 꺾였다.

전일 홍 부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달러-원 환율 상승과 관련해 투기에 의한 쏠림 현상이 있다면 준비된 시장안정 조치를 단호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시장 가격기구에 의해 작동되는 것은 별도로 치더라도 투기적 수요로 환율이 움직이는 것이 많이 포착된다"고 전했다.





부총리 발언에 이어 이날 김용범 1차관도 확대 거시경제금융 회의에서 "시장에 불안감을 유발하고 투매를 유인하는 허위사실 유포와 불공정 거래의 개연성이 의심되는 계좌들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겠다"며 "적발된 행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고 피해방지를 위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신속히 공유하는 등 강력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투기적 움직임 등에 따른 환율의 과도한 일방향 쏠림 현상이 확대될 경우 단호하게 시장안정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당국 발언이 평소보다 강했다며 1,200원에 대한 경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당국자 발언 강도가 평소보다 좀 더 강했는데, 중요하게 보지는 않는다"며 "달러-원 환율만 오르는 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오르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당국 발언이 연달아 나온 만큼 앞으로 1,200원 근처로 달러-원이 오른다면 당국도 개입을 대기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한동안 바이러스 공포에 환율이 상승세를 지속해온 만큼 당국 경계 때문만이 아니라 포지션 조정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1,200원 부근에서 저항을 받으며 상승폭을 되돌리는 모습이다"며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시장 우려가 다소간 진정되면서 그동안 환율 상승세를 이끌었던 동력도 일시적이나마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관련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남아있어 하락세도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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