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이현정 정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하면서 산업계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가해지면서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신종코로나로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을 연장함에 따라 중국산 부품, 소재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 국내 대기업의 중국 가전과 디스플레이, 배터리 공장이 가동 중단에 들어갔고, 국내 자동차 생산 라인도 일부 멈춰섰다.

물류 정지와 수요 급감으로 반도체 시황이 꺾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항공업계는 중국 노선 운항 중단과 감편을 속속 추가 결정하고 있고, 유통업계 역시 매출 감소와 확진자 방문에 따른 일부 휴업으로 시름하고 있다.

◇ 신종코로나에 가전·디스플레이·반도체 전방위 영향권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춘제 기간을 계속 연장하면서 국내 대기업들은 중국 생산라인을 멈추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모듈을 만드는 중국 옌타이와 난징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LCD 패널 공장도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쑤저우 가전 공장의 가동을 멈췄고, LG전자는 난징 등 중국 내 공장 6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LG화학 역시 난징 공장을 가동하지 않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창저우 공장 생산라인을 정지하고 옌청 배터리 공장 건설 일정을 췄다.

LS전선도 이창과 우시의 케이블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가동을 중단할 경우 피해가 큰 반도체와 화학 공장은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다.

삼성전자의 시안 반도체 공장과 SK하이닉스 우시 반도체 공장은 최소한의 인력으로 가동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의 우한 정유화학공장 역시 가동 중단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서 부품과 소재 수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이 멈춰서거나 생산량을 줄이면서 TV와 스마트폰, 노트북 등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한 제품 등이 연쇄 타격을 볼 수 있다.

반도체업계는 중국발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53%를 소비하며, 신종코로나에 따른 중국 내 수요와 생산 급감은 다시 국내 반도체업계의 생산량 저하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이에 따라 이제 막 회복세를 탄 반도체 시황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공급망 타격에 멈춰선 자동차 생산라인

국내 자동차업계도 신종 코로나 여파로 중국으로부터 부품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오는 7일부터 울산과 아산 전주 등 모든 공장의 휴업을 결정했다.

현대차는 일단 11일까지 휴업 시점을 정한 뒤 향후 상황을 고려해 가동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전날 공장 게시판에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해 휴업까지 불가피한 비상상황이다"며 "휴업시기와 방식은 공장별·라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춘절 연휴를 9일까지 연장하면서 차량 핵심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의 재고가 바닥난 데 따른 결과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하는 경신과 유라, 티에이치엔(THN) 등의 중국 공장의 생산이 중단된 탓에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까지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신종코로나로 인한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해 완성차 생산 라인별 탄력적으로 휴업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세부 휴업 일정 등은 사업부별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기아차의 경우 아직 재고 여유가 남은 만큼 일단 생산량 조절에 나서며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부품 조달하는 방안 등을 활용해 부품 조달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생산차질이 최소화되도록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쌍용자동차 또한 오는 12일까지 평택공장의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한국지엠도 주말 특근 생산량'을 전면 취소하며 일단 생산량을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부평공장 내 특근 취소는 와이어링 하네스 부품의 수급 차질 문제만은 아니다"며 "대내외 사태를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신종코로나에 중국 하늘길도 속속 중단

항공업계 또한 신종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아 대대적인 중국노선 재정비에 돌입한 상태다.

총 30개의 중국노선을 운영 중인 대한항공은 이미 20개 노선의 운휴를 결정했다.

우선 인천발 우한과 장자제, 창사, 쿤밍, 황산, 허페이, 항저우, 난징, 정저우, 선전, 지난, 텐진, 웨이하이, 시안, 샤먼, 상하이, 칭다오 노선이 운휴에 돌입했고, 제주발 북경과 부산발 난징, 북경 노선도 운항을 중단을 결정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최소한의 인적 교류를 위해 필요한 김포발 베이징과 상하이 노선을 제외한 8개의 노선에 대해서는 감편에 나서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일단 3월 28일까지 운휴한 뒤 상황을 고려해 운항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19%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도 4개의 중국노선을 중단하고 8개 노선의 감편을 결정했다.

에어서울과 이스타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4곳의 저비용항공사(lcc)는 현재 운영 중인 중국 본토 노선의 운항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특히, 홍콩이나 마카오 등 중화권 노선에 대한 운휴에 나설 조짐까지 보이면서 항공사들의 운항 축소 기조는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까지 악재로 작용하며 턴어라운드 시기가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전했다.

◇ 유통업계는 매출 급락·휴업 진통

유통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10일 휴점하기로 했다. 단 현대백화점은 지난 3일 휴점했던 미아점을 제외하고, 압구정 본점은 점포 상황을 고려해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도 같은 날 휴점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백화점들이 2월에 휴점하는 건 이례적이다.

백화점들은 보통 월 1회 정도 자율적으로 휴점하지만, 1월 설 명정로 휴일이 많아 2월에는 쉬는 날 없이 영업을 해왔다.

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 불안이 확산함에 따라 신종코로나 방역을 위해 휴점일을 별도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매출 규모가 큰 면세업계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12번 확진자가 다녀간 것이 확인되자 2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갔으며 같은날 제주점은 중국인 관광객인 확진자가 방문한 것이 확인되며 문을 닫았다.

롯데면세점 제주점도 중국인 관광객 확진자 방문으로 휴업 중이다.

이들 면세점 모두 영업재개일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의 경우 하루 평균 매출이 100억원에 달한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의 경우 롯데면세점 매출 중 약 10%를 차지하고 있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 15번 확진자 배우자가 근무한 AK플라자 수원점도 휴점에 들어갔다.

한편, 면세점업계는 방문객 감소,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 등을 이유로 단축영업이 들어갔다.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은 이날부터 전국 시내 면세점의 마감시간을 2시간 가량 앞당겨 단축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도 영업시간 단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번 확진자와 14번 확진자 부부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이마트 부천점은 지난 2일부터 오후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해당 매장은 전국 이마트 매장 중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드는 곳으로 매출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8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이마트 전북 군산점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휴업했다가 3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지만 불안심리가 좀처러 가라앉지 않으면서 고객들의 발길이 뜸한 것으로 알려졌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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