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더 큰 충격을 미칠 것으로 보이면 중국의 은행권도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이 진단했다.

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밍탄 S&P 애널리스트는 이날 리서치 노트에서 "중국 은행업계와 경제는 지난 2003년보다 지금 훨씬 더 탄탄하며 여러 도전적인 상황에서 재정 여건도 훨씬 낫다"면서도 "사스는 중국 경제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를 가입한 이후 경제가 모멘텀을 얻는 시기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모멘텀 덕분에 당시 경제는 사스에서 빠른 속도로 반등했다. 지금 중국 경제는 다양한 리스크에 직면해있어 경기 활동의 회복세를 낮출 수 있고, 이는 은행업계에 더 큰 고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탄 애널리스트는 신종 코로나가 중국의 GDP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바이러스 확산의 심각성과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후베이성에서 15개 넘는 도시가 폐쇄되면서 초기 충격이 이미 사스 때보다 심각해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신종코로나로 인해 수출이 감소하고 중국인 여행객의 지출이 줄어들면서 1분기에 글로벌 GDP 성장률은 거의 2% 가까이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잰 해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중국과 이외 지역의 공격적인 대응으로 1분기 말에는 새로운 감염이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글로벌 경제활동은 이어지는 분기에 정상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2분기까지도 감염자 증가 속도가 계속 높아지고 회복이 늦어지는 심각한 상황이 전개된다면 글로벌 GDP 성장률이 0.3%포인트 추가로 줄어들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예상했다.

해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렇게 되면 2020년에 연간 글로벌 성장률이 다시 빨라지는 것을 기대했지만 2021년까지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은행들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본토 금융주를 추종하는 항셍 차이나 H금융주 지수는 지난달 10일 이후 11% 가까이 하락했다. 당시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첫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던 때이다.

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중국 인민은행이 30대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했지만, 당시 가정한 '전통적 신용 리스크에 따른 스트레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은 이미 중국 정부로부터 사회적 안정 유지를 위한 조처를 해달라는 당부를 받았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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