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항공과 호텔, 화장품 등 소매유통업종은 물론 석유화학과 반도체 등 중간재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기업평가는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영향 검토' 보고서를 통해 사태가 아직 초기 단계로 언제까지, 어느 정도로 확장될지 파급력을 현시점에서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이같이 진단했다.

과거 사스, 메르스 발병 시기처럼 비교적 단기간 내 안정화된다면 항공·호텔·면세·소매유통·화장품 업종은 하반기 기저효과로 연간 실적이 비교적 양호할 수 있지만, 장기화할 경우 상당히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기준 대(對) 중국 수출 비중이 25%에 달하는 상황에서 중국 경기 부진이 미치는 영향이 소비재산업을 넘어 석유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중간재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기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항공업이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항공사들이 3월 말까지 출발하는 중국행 항공기의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고 일부 또는 전체 중국노선의 운항 중단을 결정한 상황에서 중국노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나항공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아시아나항공의 여객 매출 비중은 17%로 동남아(22%), 미주(20%) 다음으로 가장 높다.

저가 항공사(LCC)도 일본사태 이후 중국노선을 늘려 왔고 일본사태가 채 해소되기 전에 새로운 악재가 겹쳤기 때문에 항공사 전반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송수범 수석연구원은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전 세계적으로 여행수요 이연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로 국내에서도 해외여행 취소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사스, 메르스보다 치사율은 낮지만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데다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전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과거보다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호텔·면세업종 역시 올 상반기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입국객이 감소하고 내국인들도 면세점을 포함한 대중 이용시설 사용을 기피하는 현상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와 달리 중국 관광객 위주가 아닌 보따리상들이 대부분 고객인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업계 실적 저하 폭은 메르스나 사드 이슈 당시에 비해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호텔업계도 전반적인 객실 가동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특급호텔보다는 객실 매출 비중과 중국인 숙박 비중이 높은 편인 3~4성급 이하의 중소호텔 사업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의 경우 온라인 소비가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오프라인 점포의 매출 하락 등이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유통업체들의 영업 수익성 저하 폭은 확대될 것으로 봤다.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저조한 마진을 기록하고 있는 온라인 채널의 매출 비중이 상승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고객 감소로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부문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 비중이 크고 그중에서도 면세판매 비중 높은 아모레퍼시픽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파악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중국 및 아시아 수출 비중이 15% 수준인 데 반해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아 수출 비중이 40%에 달하고 있어 판매 감소를 야기하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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