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증권가가 움츠러들고 있다.

증권유관기관 행사는 물론 2월 해외 기업설명회 일정도 미뤄지거나 취소되고 있다.

6일 한국IR협의회의 IR스케줄에 따르면 2월중 사업·경영현황 설명회는 지난 3~5일에 열린 6건 뿐이며, 기업설명회도 5건만 등록돼 있다.

지난해 2월 한 달 동안 사업·경영현황 설명회 66건이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한산한 분위기다.

작년 2월에는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일본 등지로 해외투자자를 만나러 가는 기업이 30여곳에 달했다. 미국, 유럽에서 해외NDR(Non-Deal Roadshow:기업설명회)을 진행하는 일정도 있었다.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증권사가 해외에서 개최하는 'Corporate Day'행사도 잦았지만, 올해는 2월에 열지 않는다. 일부는 하반기에 열릴 예정이다.

사업·경영현황 설명회는 주로 상장기업 관계자들이 증권사와 함께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는 자리다.

통상 2월은 전년도 실적이 공개되는 시기여서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서 해외 NDR(기업설명회)을 열고 싶어하는 기업도 많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상당수 상장기업이 해외 일정을 잡지 않거나 있던 일정도 속속 취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에 모임이나 행사를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강한 탓이다.

투자자들을 만나려다 자칫 민폐를 주는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올해 2월 중 발표했거나 예정된 기업들의 경영실적 발표는 44건이다. 지난해 2월 104개 기업이 실적발표 일정을 진행한 것과 비교하면 급감한 것이다.

신종코로나 여파로 다수의 기업이 온라인 콘퍼런스콜 형태로 실적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달리 2월중 기업공개(IPO) 관련 IR행사는 7건으로 지난해보다 약간 늘었다.

한 증권사 해외IR 담당자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2월에 예정돼 있던 3건의 해외NDR이 취소됐다"며 "해외 출장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해외 행사는 나중에 하겠다고 하는 기업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국IR협의회 관계자는 "2월에 IR행사가 줄어들기는 했으나 몇 년 전부터 대기업 중심으로 온라인 IR이 강화됐다"며 "웹캐스팅이나 콘퍼런스콜 형태로 IR행사를 진행하면서 해외투자자들에게도 동시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하나의 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증권업계만 해외 일정이나 출장, 행사를 미룬 것은 아니다.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서 수차례 펀드 상품 소개나 IB(투자은행) 업무 관련 미팅을 위해 국내 증권사를 방문하던 외국 회사의 발길도 뜸해졌다.

한 증권사 해외IB 관계자는 "일주일에 수차례 찾아오던 해외 운용사 관계자들도 출장 일정을 늦추거나 취소하는 분위기"라며 "신종 코로나 여파에 해외기관 사람들의 방문 일정이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여파는 증권가 행사에도 직격탄이 됐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신종 코로나 여파에 2월에 예정돼 있던 3개의 행사를 일괄 취소했다.

이에 오는 12일 제99차 상장회사 CFO 포럼 조찬 강연, 오는 25일 2019 개정 세법 설명회, 오는 27일 제223차 상장회사 감사회 조찬강연도 모두 취소됐다.

이들 행사는 적게는 80명에서 많게는 500명까지 모인다.

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인 만큼 신종 코로나 여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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