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사모펀드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공동전선'을 구축한 것과 관련,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이루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KCGI는 6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공동보유 합의는 기업 발전에 대한 비전·능력도 없이 한진그룹을 개인의 사유물과 같이 운영하는 기존 경영체제를 새로운 전문경영체제로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KCGI는 지난달 31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및 반도건설과 연대해 한진칼 지분의 32.06%를 공동으로 보유하기로 했다.

KCGI는 "이번 선언은 한진그룹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 전문 경영진 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경영방식의 혁신과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며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를 필두로 하는 기존 경영진은 현재 한진그룹이 처한 경영상의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지배구조의 개선과 과도한 부채비율, 비효율적인 경영 문제의 해결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게 KCGI의 입장이다.

KCGI는 "한진그룹 기존 경영진은 지난해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시점에 미봉책으로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을 내놨지만, 지난 1년간 경영개선에 관한 제대로 된 의지나 노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922.5%에 달하는 등 경영실적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KCGI는 "한진칼의 기존 경영진은 지난해 정기 주총을 앞두고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 선임을 봉쇄하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1천6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증액에 나서 손해를 입힌 전력도 있다"며 "책임경영체제 마련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진그룹은 조만간 새로운 경영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주주들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KCGI는 "주주들을 회사의 진정한 주인이 아니라 거추장스러운 '외부세력'으로 보는 시각을 견지하는 기존 경영진이 내놓는 방안에 진정성을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경영진이 올해도 주총을 앞두고 또 다른 미봉책을 내놓을지 모르겠으나, 진정한 개선의 의지나 노력이 담보되지 않은 채 자신의 지위 보전에 급급한 대책만 내놓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KCGI는 "전문경영인을 필두로 사내외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기업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고, 주주들이 이사들의 경영활동에 대해 감시·견제해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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