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정유·석유화학사업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높은 수준의 설비투자와 주주환원 정책 등으로 당분간 재무구조가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6일 SK이노베이션의 기업신용등급과 선순위 무담보 채권등급, 자회사 SK종합화학의 기업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의 신용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재무지표도 향후 12~18개월간 의미 있게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무디스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이 일시적으로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올해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의 실적 압박을 가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 페루 E&P 자산 매각 대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SK이노베이션의 조정 순차입금은 앞으로 12~18개월간 약 10조~11조원으로 지난해 말 8조원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기차 배터리, 리튬이온전지 분리막 사업과 관련한 지속적인 높은 수준의 설비투자와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이 주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영업현금흐름 약화와 높은 수준의 설비투자, 배당금 지급을 고려할 때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기준 조정 순차입금은 약 8조원으로 2018년말의 약 4조5천억원 대비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조정 순차입금 대비 RCF(보유현금흐름) 비율이 지난해 약 9%로 2018년의 약 53% 대비 약화되고, 에비타 대비 조정순차입금 비율은 2019년 3.3배로 2018년의 1.2배 대비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향후 12~18개월간 SK이노베이션의 조정 순차입금 대비 보유현금흐름은 지난해 추산치인 9% 대비 오른 19~20%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조정 순차입금 비율은 3.3배에서 3.5~3.7배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이같은 SK이노베이션의 재무지표가 Baa2 신용등급을 지지하기에는 취약하지만 모기업인 ㈜SK의 지원 가능성이 이를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SK종합화학에 대해선 "올해 차입금이 늘고 석유화학제품 스프레드가 축소되며 에비타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지난해 2.5배에서 올해는 3.8~4.0배로 오를 것"이라며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대규모 배당금 지급과 프랑스 폴리올레핀 사업 인수가 차입금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의 SK종합화학에 대한 강력한 지원의지와 재무적 지원능력을 고려해 독자신용도 대비 2등급 높게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의 신용등급을 정할 때 환경·사회·서버넌스(ESG) 요인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문의 대규모 수주잔고를 고려할 때 전세계적인 탄소배출 저감 노력은 매출과 이익을 중장기적으로 크게 성장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에 계류중인 소송 건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과 이행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최소한 내년까지는 대규모 투자와 이에 따른 손실이 SK이노베이션의 재무지표를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은 특히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 등과 관련해 환경규제 강화 및 안전 리스크 확대에 노출돼 있다"면서도 "양호한 환경 규제 준수 이력, 탄탄한 운영 능력은 리스크를 보완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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