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2년 연속으로 '리딩금융'의 자리를 사수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선전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핵심 자회사인 은행 부문에서는 KB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순익을 냈다. 저금리현상이 심화되고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금융권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11조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면서 대형 금융지주의 전체 순익 규모도 신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우리금융을 제외하고도 모든 금융지주의 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되면서 전체적으로 8.0%의 증가세를 이뤘다.

대형 금융지주 사이의 싸움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이 웃었다. 신한금융은 작년 누적으로 3조4천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쌓았다. 1천억원이 채 안 되는 근소한 차이로 KB금융을 누르며 2년 연속 '리딩금융'을 이어갔다. 지주 순익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해 겹경사를 맞았다.

비은행 부문이 최대 순익에 일조했다. 그룹 전체 비이자이익이 3조1천520억원으로 일 년 새 33.3% 늘었다.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편입에 따라 보험이익, 유가증권 관련 순익이 확대했다. IB(투자은행)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 그룹 GIB(글로벌투자금융) 부문의 영업이익(6천794억원)은 전년보다 42% 급증했다.

KB금융도 3조원대(3조3천118억원) 순익으로 '3조 클럽'에 합류했지만, 신한금융에 소폭 밀렸다. 지난 2018년에는 955억원 차이에서 작년엔 917억원 차이였다. 전년보다 10.7% 감소한 KB손해보험의 실적(당기순이익 2천343억원)이 아쉬웠다. 희망퇴직 비용과 전산시스템 교체 등 일회성 요인이 컸던 만큼 이를 얼마나 제어하느냐가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가 설립되면서 펼쳐진 3위 금융지주 싸움에서는 하나금융이 우위를 점했다. 하나금융은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연간 당기순이익인 2조4천84억원을 나타냈다. 명동 사옥 매각 이익과 베트남 지분 투자 관련 파생 이익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자 이익(5조7천737억원)과 수수료 이익(2조2천565억원)을 합한 그룹의 핵심이익은 전년보다 1천689억원(2.1%) 늘어난 8조302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지주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조9천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주사 설립 원년에 경상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우량 기업대출 위주의 자산 성장과 핵심예금 증대 등으로 수익구조가 개선된 결과다.

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은행 부문에서는 KB국민은행이 '리딩뱅크'를 차지했다. 지난 2018년 신한은행에 내줬던 타이틀을 되찾은 셈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2조4천3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보다 8.0% 정도 늘어난 규모다. 연체율과 부실채권(NPL) 비율을 역사적 저점으로 유지하면서 거둔 성과다. 지난해 10월 오픈뱅킹 서비스 실시 이후 '스타뱅킹'의 월 1회 이상 이용자 수가 3개월 만에 7.1% 증가해 올해까지 긍정적인 전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3천292억원으로 전년보다 2.2% 늘었다. 지난 2018년에는 국민은행을 소폭 앞섰으나, 작년에는 시금고(市金庫) 관련 비용 등이 반영된 4분기 순익이 주춤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 2조1천565억원을 시현했다.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전년보다 84.3% 늘어난 2천803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실적 개선에 이바지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조5천408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하나은행과 격차는 8천억원까지 벌어졌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 3개 은행이 2년 연속 2조원대 순익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대형 은행들의 NIM 하락으로 큰 폭의 이익증가를 기대할 수 없어 업종 전반적으로 전망이 밝지 못하다"면서 "상대적인 경영 실적을 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7시 2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