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채권시장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영향에 1분기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진 것도 채권에 우호적인 재료다.

이날 예정된 국고채 5년물 입찰은 시장참가자들의 금리 인하 프라이싱 강도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10년물은 5.96bp 낮은 1.5836%, 2년물은 5.62bp 내린 1.4031%에 거래를 마쳤다.

1월 미국 고용보고서가 호조를 보였지만 신종코로나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로 연결됐다.

미 노동부는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2만5천명 늘었다고 밝혔다. 월가 예상치 15만8천명을 웃돌았다. 실업률은 3.6%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올랐지만, 노동시장 참가율도 63.4%로 높아졌다. 시간당 임금도 전년 대비 3.1% 올라 시장 예상치 3.0%를 상회했다.

주요 신용평가사의 중국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리스크 오프를 강화한 이유다. S&P는 신종코로나 여파로 올해 중국 경제가 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5.7% 전망에서 큰 폭 하향 조정된 셈이다. JP모건은 중국 1분기 성장률이 1%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채권시장은 신종코로나 이슈가 중국 경제 하방압력으로 작용한 데 따른 간접적인 부정적 효과와 내수 위축 등에 따른 국내 하방리스크를 가격에 계속 반영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문가들 설문조사를 통해 올해 한국경제가 정부 전망치 2.4%와 한은 전망치 2.3%를 밑도는 2.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도 신종코로나 사태로 이달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내수 위축은 물론이고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크다.

채권시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평소와 달리 단기물과 장기물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통상 금리 인하 전에는 장기물 금리가 먼저 내려오면서 경기 둔화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금리 인하가 임박했을 때 단기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면서 금리 인하 프라이싱이 된다.

최근 통안채 91일물과 1년물은 각각 1.234%, 1.248%를 나타냈다. 반면 국고채 10년물은 1.601%로 지난 주중 금리가 오히려 올랐다.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진 셈이다. 채권시장은 여러 이유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한 차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채권 금리에 반영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날 예정된 국고채 5년물 2조1천억원 입찰 흥행 여부가 중요하다. 딜링용으로 구분되는 국고채 5년물 입찰이 호조를 보인다면 금리 인하 기대와 이에 따른 채권 강세를 전망하는 기관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통화안정증권 1년물 1조원, 91일물 8천억원 입찰을 각각 시행한다. 특히 91일물 만기는 5월로, 금리 인하 기대가 매우 큰 구간이다. 기준금리 한 차례 인하를 추가로 반영할 여지가 있다.

외국인의 금리 인하 베팅도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주 이들은 3년 국채선물을 4만계약 가까이 사들였다. 10년 국채선물은 주중 하루 순매도가 나오긴 했지만, 순매수 분위기를 이어갔다. 국내 기관의 헤지성 매도를 다 받아내면서 외국인이 매수 기조를 이어가는 만큼 이들 동향을 계속 살펴봐야 한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91.8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6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86.50원)대비 5.95원 올랐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syje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0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