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주디 셸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 지명자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할지 주목된다.

나아가 그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에 힘입어 차기 연준 의장까지 바라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7일 연준을 오랫동안 비판해온 셸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국 상임이사가 그동안 통화정책과 관련해 상당한 논란을 일으킬 발언들을 해와 이번 주 힘든 인준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이사 지명자인 크리스토퍼 월러에 비해 셸턴은 정치적 색깔이 강해 연준의 독립성을 우려하는 민주당 상원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셸턴은 앞서 미국은 완전히 독립적인 중앙은행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주류학자들의 주장과 달리 미국이 금본위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상원 은행·주택·도시 위원회는 공화당 의원 13명, 민주당 의원 12명으로 구성돼 셸턴이 상원 인준을 받으려면 모든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가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위 소속 공화당의 리처드 셸비 상원의원은 "그녀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다"라며 "나는 몇 개 질의할 게 있지만, (의문을 가진 사람은) 내가 유일하진 않다"고 언급해 그녀가 해명해야 할 질의들이 상당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셸비 의원은 자신은 연준에 주류인 사람들이 있길 원하지만, 일부는 그녀가 그렇다고 하고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셸턴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 로비스트들은 셸턴이 이번 청문회에서 어떤 대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인준이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언론이 그녀의 금본위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나, 은행업계는 연방 예금보험 제도를 폐기해야 한다는 그녀의 주장과 단기자금시장에 대한 연준의 개입에 부정적인 그녀의 시각에 주목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셸턴의 시각이 상당 부분 주류와 멀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부결된 직후 공화당 의원들이 대통령이 지명한 셸턴을 거부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더구나 그녀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국 상임이사에 지명될 당시 상원의 인준을 통과한 바 있다.

또 그녀가 인준되더라도 연준 이사가 모두 7명인 데다 투표권을 가진 12명 중 한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결정을 좌지우지하긴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재무부 관리를 지낸 토니 프라토는 "그녀가 연준 이사에 합류하더라도 파멸이 오진 않을 것"이라며 "그녀는 통화정책의 방향을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그녀가 차기 연준 의장이 될 가능성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통화정책 결정에 불만을 품어왔으며, 파월 의장이 교체되길 원한다는 발언을 공공연히 해왔다는 점에서 그녀의 연준 입성이 위험한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책 그룹 엠폴리 아메리카의 샘 벨 페드워처는 "셸턴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12명 중 한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백악관과 그녀의 긴밀한 관계나 트럼프와 연준의 반목 등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라며 그러나 "(트럼프는) 파월을 지지하지 않고 그녀를 지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스트가 작년 여름 트럼프 대통령이 셸턴과 월러를 각각 연준 이사로 지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을 당시 18명의 월가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18명 모두가 월러가 지명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셸턴의 지명을 지지한 이들은 8명에 불과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는 익명을 전제로 셸턴의 지명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최근 상원의원들과의 회동이 성공적이었으며 그녀의 위원회 지명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수적 성향의 학자인 셸턴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캠프의 고문을 맡았으며,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가능한 한 빨리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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