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석유화학 스프레드 약세와 높은 수준의 설비투자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LG화학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10일 LG화학의 기업 신용등급과 선순위 무담보 채권등급을 'Baa1'으로 한 단계 내리고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지난해 상당히 약화한 LG화학의 재무 레버리지 비율이 향후 1~2년간 의미 있게 개선될 확률이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LG화학의 지난해 조정 전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2조8천억원으로 2018년 3조7천억원보다 약 26% 줄었다.

석유화학제품 스프레드 축소 및 배터리 사업 부문의 실적 부진이 주요인이었다.

배터리 사업 부문의 실적 부진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과 관련한 4천240억원 규모의 일회성 충당금 비용도 영향을 미쳤다.

배터리 사업과 관련한 대규모 설비투자 등으로 LG화학의 조정 전 차입금은 지난해 말 약 8조4천억원으로 2018년 말의 약 5조3천억원 대비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디스는 LG화학의 에비타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지난해 3.4~3.5배로 2018년 1.7배 대비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다.

무디스는 또 2020~2021년 LG화학의 조정 에비타가 연간 약 1조원씩 증가할 것이며, 배터리 사업이 이러한 성장을 주로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빠른 판매 성장과 이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시현, 운영 효율성 개선과 더불어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이 배터리 사업 부문의 실적회복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아울러 전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 성장 전망을 고려할 때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 매출이 지난해의 8조4천억원에서 오는 2021년까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다만 "이런 수준의 이익은 무디스의 기존 예상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이며, 이는 주로 수요부진 및 공급과잉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스프레드 약세와 배터리 사업 부문의 더딘 수익성 개선에 기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또 LG화학의 조정 전 차입금이 상당한 규모의 자산 매각이 없다면 오는 2021년 말까지 13조5천억~14조원으로 지난해 나타낸 8조4천억원 대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예상되는 차입금 증가는 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 및 신규 납사분해시설(NCC)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배터리 사업의 상당한 운전자본 적자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무디스는 2020~2021년 LG화학의 에비타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3.0~3.3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이런 재무 레버리지 비율은 'Baa1' 신용등급 대비 취약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아울러 LG화학의 재무 상황이 향후 12개월간 만기도래하는 차입금과 부의 잉여현금흐름을 커버하기에 충분하지 못한 수준이지만, 은행 여신과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능력을 고려할 때 외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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