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전 세계 선박 물동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크게 줄어들면서 선박 운송업체들이 매주 3억5천만달러가량(약 4천145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덴마크 소재 해상 데이터 제공업체인 시-인텔리전스는 지난달 신종코로나 발병 이후 전 세계 교역량이 컨테이너 기준 35만개 이상 축소됐다고 집계했다.

중국 내 많은 기업이 10일부터 오랜 춘제 연휴를 마치고 업무를 재개했지만, 여전히 많은 공장은 업무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컨테이너선 관문인 상하이와 홍콩 항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항만근로자들의 절반가량만이 10일부터 업무에 복귀했다.

중국 교통운수부 소속 국유기업인 상하이 샐비지의 리 첸 예인선 담당 선장은 "트럭 운전사들은 선박에 화물을 싣기 위해 밤새 차량에서 대기하고 있으나 화물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소수 당번 근무자들만 세관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업무가 지연되고 있다"라며 "춘제 이후 늘 있던 긴박감은 없다. (오히려) 많은 사람이 업황이 크게 부진해 일자리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을 오가는 최소 21건의 선박 운항이 취소됐고,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선박 운항도 10건가량 취소됐다.

운항 취소에 따라 중국과 미국을 오가는 총 19만8천500개의 컨테이너 배송이 취소됐고,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15만1천500개의 컨테이너 배송이 중단됐다.

전미 소매협회(NRF)와 해킷협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월 미국 항구의 수입 컨테이너선 운송 물량은 전년 대비 12.9% 줄고, 3월에는 9.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또 2월과 3월 미국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 물량도 이전 추정치보다 37만개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조나단 골드 NRF 공급망 및 세관 정책 담당 부사장은 "미국 소매업체들은 무역전쟁으로 수입처를 일부 다른 나라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그러나 업무 중단이 길어지면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IHS 마킷은 최근 보고서에서 공장 가동 중단으로 철광석과 석탄 등의 원자재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이에 따라 드라이 벌크선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IHS 마킷의 라훌 카푸어 부사장은 "상황이 가라앉고, 2분기에 수요 회복의 정도에 의문이 남아 있긴 하지만, 1분기에는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양츠강 최대 항구인 난징항의 한 크레인 담당자는 수입되는 철광석 규모가 지난 3주간 크게 줄었다며 "이같이 줄어든 적은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선 및 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도 새로운 유조선, 벌크선, 컨테이너선의 인도가 수개월가량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해운시장 분석 전문기관 베슬즈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중국 조선소들이 960척, 총 270억달러에 달하는 수주를 받아놓은 상태다.

그러나 중국 국영업체인 중국선박집단공사(CSSC)의 한 임원은 저널에 "설비의 4분의 1가량만 가동되고 있다"라며 "일부 공급망이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으며 예비물량도 전달이 되지 않고 있으며 기술자들은 여전히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춘제가 4주가량 업무를 지연시켰으며, 신종코로나는 추가로 3주를 더 지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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