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산에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없어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최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유럽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해 주목받은 유로화 커버드 본드가 국내 통화스화프(CRS) 시장에서 평가 손실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주금공은 지난 1월 10억 유로(약 1조3천억원)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면서 유로화 현금흐름을 원화로 교환하기 위한 5년물 CRS 거래를 같은 달 29일에 체결했다.

주금공이 CRS 시장에서 취한 포지션은 달러를 주고 원화를 받는 CRS 페이(pay) 포지션으로, 이 포지션에서는 CRS 금리가 하락하면 손실을 보고, 반대로 금리가 상승하면 이득을 낼 수 있다.

5년물 CRS 금리는 주금공이 포지션을 취한 지난 달 29일 0.7250%였고, 이달 10일에는 0.5750%로 이 기간 약 15bp 하락했다.



<CRS 5년물 금리 추이>



스와프 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현재 금리 수준에서 주금공의 손실 평가 규모는 825만 달러(약 9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 계산으로 1bp가 1만분의 1이기 때문에 11억달러(10억 유로에서 환산) 포지션이 1bp 만큼 움직이면 11만 달러의 손실이나 수익이 발생한다.

11만달러에 CRS 금리 하락폭 15bp와 채권 만기 5년을 곱한 금액이 825만 달러다.

다만 이 손실은 커버드본드 투자자에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회계 장부상 주금공의 손실로 처리된다. 또 CRS 금리가 상승하면 손실 규모가 줄어들거나 수익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주금공 관계자도 "기타자본 항목으로 이연해 계산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계약이 끝나 청산할 때 단기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CRS 가치 변동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금공의 CRS 계약 체결 이후 신종 코로나 사태가 글로벌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진 점이 CRS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하기 어려웠던 돌발 요인이 주금공에게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또 연합인포맥스 확인 결과 이번 유로화 커버드본드의 기초 자산은 보금자리 대출과 5년마다 금리를 조정하는 적격대출로 구성됐다. 주금공은 이번 발행에서 애초 시장에 알려진 것처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유동화 물량을 해외로 분산하지는 않았다.

다만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아니더라도 유로화 채권 발행으로 주금공이 국내에서 발행하는 전체 주택저당채권(MBS) 물량이 줄어들면서 국내 채권시장의 수급 불안심리를 해소하는 데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지 않더라도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이 채권시장의 수급 불안 해소와 장기고정금리 대출 확대에는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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