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2·16 대책 이후에도 가계 부채가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고민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은이 11일 발표한 '2020년 1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4조3천억원 늘었다.

안심 전환 대출 실행으로 비은행에서 은행으로 전환한 1조4천억원을 제외하면 2조9천억원 늘어났다. 안심 대출을 제외하더라도 1월 기준으로는 한은이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최대치다.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융안정을 두고 금통위원 간 시각차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파 금통위원들은 1월 금리 동결 이유로 금융 불균형 누적 가능성을 거론했다.

1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부동산 대책 효과 등으로 가계 부채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지만, 하반기 이후 일부 지역에서 큰 폭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가계 부채 증가 규모가 확대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연결된 가계 부채는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12·16 대책 효과가 지표에 반영될 2월부터는 가계대출 증가 추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금융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금통위원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여파를 지표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가계 부채의 증가세 둔화 속도도 확인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이슈가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지만, 지난해 4분기 기저효과도 있어서 1분기 좋은 성적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한은은 신종코로나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한 후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코로나와 같은 맥락으로 12·16대책 효과도 지표로 확인이 되어야 매파 금통위원을 설득할 수 있다"며 "2월 금통위에서 금융안정 비중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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