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DLF(파생결합펀드)와 라임사태 등 우리은행의 산적한 현안을 풀어낼 적임자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가 선임됐다.

우리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11일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권광석 대표를 내정했다.

당초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김정기 부행장의 선임 가능성이 거론됐다는 점에서, 권 대표의 선임은 다소 예상밖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조직 내부에서는 경쟁력 있는 행장이 나왔다는 평가다.

권 대표는 1963년생으로 은행장 후보군 중에서 가장 연배가 낮았음에도 경력 면에서 다른 후보자를 압도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권 대표는 그룹 내 전략과 인사,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핵심부서를 두루 거쳐 우리PE,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최고경영자(CEO) 경력을 쌓았다.

특히 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대표를 역임하며 문 닫을 위기에 놓인 MG손해보험을 살려낸 일은 그의 위기 돌파력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권 대표는 MG손해보험의 2천억원 규모 자본확충 계획을 사실상 주도했다. 국내외 투자자를 직접 만나 자금 유치를 끌어낸 것도 그다

임추위는 이런 권 대표의 위기 돌파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권 대표는 DLF와 라임 사태로 망가진 조직을 추스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임추위원들에게 설명했다. 또 고객 중심 경영체제 확립과 그룹 내 리스크 분산관리, 글로벌과 IB사업 부문을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 개발 등을 강조했다.

임추위는 "강력한 추진력과 솔선수범하는 자세, 다양한 업무 경험, 그리고 논리적인 의사결정 방식을 겸비한 리더로 조직을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우리은행장 선임은 회장과의 겸직체제가 분리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향후 우리금융그룹에 경영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가 결정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내달 초에 있을 금융당국의 최종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로선 손 회장이 제재에 불복,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리금융 이사회도 일단 그의 결정을 지지하며 내달까지 손 회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손 회장이 실제로 법적 대응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현재 우리은행은 DLF뿐 아니라 라임펀드 환매 중단, 고객 비밀번호 도용 등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추가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만약 회장 유고상황이 발생한다면 업무 대행은 부사장이 담당하지만, 사실상 우리은행장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임추위가 실무경험은 물론 대외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는 권광석 대표를 차기 은행장으로 낙점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고위 임원은 "만약의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권 대표는 후보군 중 유일하게 당국과 관계설정에서 무게중심을 잡을 수 있는 인물이다. 임추위도 그런 능력을 눈여겨봤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권광석 대표는 우리은행 이사회를 거쳐 오는 3월 24일에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우리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js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7시 1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