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연기된 펀드를 안분배분하겠다고 결정한 것에 대해 판매은행들이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4일 위험관리위원회를 열고 환매 연기된 3개의 모펀드인 플루토FI D-1호, 테티스2호, 플루토TF와 157개 자펀드에 대해 보유지분에 따라 동일한 순위로 안분배분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환매중단 선언 관련 간담회에서 폐쇄형펀드에 대해서는 안분배분형식을 취하고, 개방형펀드에 대해서는 환매 신청 순서대로 자금을 돌려주겠다고 한 바 있다.

사실상 라임자산운용이 기존 입장과 달리 개방형펀드에 대해서도 안분 배분을 하기로 환매대금 지급방식을 재결정한 셈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240여개의 자산을 실사한 결과 단순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투자자산 일부에 문제가 있다는 상황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재결정 사안을 전달받은 판매사들의 입장은 제각각이다.

작년 10월 라임자산운용은 개방형펀드에 대해 환매 연기펀드의 일부 자금에 대해 선지급과 미지급 대상을 분류했다. 그러다 보니 당시 선지급 대상에 분류됐던 판매사들의 경우 이번에 변경된 안분배분방식에 따라 환매대금을 받는 데 불리해졌다.

판매은행 가운데 이번 안분배분원칙 재결정을 적용받게 된 은행은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경남은행 등이다. 부산은행은 플루토FI D-1호 관련 펀드를 427억원 규모로 판매했으나 폐쇄형펀드였기 때문에 재결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우리은행을 비롯해 선배분을 강하게 추진했던 판매사들은 환매 방식을 변경한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하고 있다. 다른 판매사보다 상대적으로 먼저 알아채고 환매 요청을 한 판매사의 입장에서는 투자자금 회수 규모를 어느 정도 늘릴 기회를 잃게 됐기 때문이다.

신한은행과 경남은행 등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경남은행은 이번에 대상이 되는 3개 모펀드와 157개 자펀드를 판매하지 않았다.

두 은행은 라임자산운용의 크레디트인슈어런스(CI) 무역금융 펀드를 팔았다. 신한은행은 2천700억원, 경남은행은 118억원 규모다.

CI 무역금융 펀드의 경우 플루토FI D-1호, 테티스2호, 플루토TF와 달리 위험 등급 3등급의 펀드로 안전한 자산 위주로 운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플루토 펀드와 테티스 펀드는 1등급 펀드였다.

그런데 라임자산운용이 해당 펀드자금 일부를 빼서 플루토펀드에 임의로 투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한은행이 판매한 CI펀드는 13개 펀드로 구성되는데, 호수별로 임의 운용한 펀드의 비율이 7~30%로 모두 다르다. 금융권에서는 600~700억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경남은행의 경우 CI펀드 1호, 2호를 판매했다. 투자금의 28% 정도인 33억원 정도가 임의 투자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은행의 경우는 투자자금이 플루토펀드로 흘러 들어간 것을 나중에 알게 돼 다른 판매사들에 비해 환매 요청을 상대적으로 뒤늦게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판매사공동대응단의 입장이 이해관계에 따라 제각기 다른 상황이어서 이 사안을 보는 시각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판매은행 관계자는 "오는 14일 결과 발표를 통해 얼마나 자산을 상각하고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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