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지난해 실적을 통해 4대 금융지주(신한, KB, 우리,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권 핵심으로 카드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그 위상은 그룹별로 상이하게 나타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별 이익을 모두 합치면 3조5천6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비은행부문 순이익 비중은 34%로 전년 31%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이익이 2% 증가했지만 비은행 순이익은 15% 증가했다.

신한지주의 비은행 계열사는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신한캐피탈 등 14개사다. 이 가운데 신한카드는 지난해 5천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체의 14.3%를 차지하며 핵심 비은행 계열사로서 역할을 했다.

신한지주가 전년의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며 2년 연속 3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한 데는 비은행의 역할이 컸고 가맹점수수료 수익 감소에도 신한카드가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내며 선방했기 때문이다.

신한지주는 비은행의 비이자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추진했고 이는 그룹 실적 개선의 구심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자회사 실적을 모두 합칠 경우 3조5천263억원으로 신한지주의 뒤를 이었다. KB금융 역시 비은행부문의 순이익 비중을 30%에서 31%로 소폭 끌어올리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KB금융지주에서는 KB국민카드의 선전이 돋보였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3천165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대비 10.4% 늘었다. 전체 지주사에서 카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9%를 유지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비은행 자회사 가운데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우려가 높던 당초 예상 대비 선전했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비중은 은행에 비해 크게 낮아 카드사들도 상대적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자회사 실적을 모두 합치면 2조6천323억원으로 이 가운데 카드사의 순이익 비중은 1.8%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전체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8.1%다. 하나카드의 비중이 3.6%에서 1.8%로 크게 떨어졌고 하나금융투자는 6.1%에서 10.6%로 늘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2천803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563억원의 순이익에 그친 하나카드와 격차를 더 벌렸다.

우리금융지주는 전체 금융지주 가운데 비은행 순익 비중이 가장 낮다.

지난해 1조9천41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우리금융은 은행에 대한 이익 의존도가 여전히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아주캐피탈을 인수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700억원 내외의 순익이 추가되지만, 전체 규모 대비 늘어나는 규모는 적은 수준이다.

우리카드는 우리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지만 6%에 불과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는 비은행 강화 전략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며 "올해도 비은행의 실적을 높이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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